신혼 들어오고 나서 한 달 정도는 그래도 집밥 좀 꾸준히 해보자 싶어서 이것저것 만들어봤어요. 거창한 건 아니고 된장찌개, 계란말이, 제육, 카레 같은 진짜 평범한 것들요. 막상 해보니까 요리 자체보다 장보기랑 재료 관리가 더 어렵더라고요. 혼자 살 때는 대충 먹고 싶은 거 하나 사오면 끝이었는데, 둘이 같이 먹으니까 양도 애매하고 취향도 은근 다르고, 냉장고에 남는 재료가 생각보다 빨리 쌓여요. 처음엔 “집밥이면 무조건 아끼겠다” 싶었는데 꼭 그렇지도 않았어요.

그래도 좋은 점은 확실히 있었어요. 밖에서 사 먹으면 빨리 해결되긴 하는데, 집에서 한 끼 해 먹고 나면 이상하게 하루가 좀 정돈되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별거 아닌 반찬이어도 같이 먹으면서 “이건 다음에 이렇게 해보자” 같은 얘기하는 시간이 생기니까 그게 은근 재밌었어요. 다만 제가 손이 빠른 편이 아니라 퇴근하고 만들면 진이 다 빠질 때가 있어서, 매일 해 먹는 건 아직 무리였어요. 한 달 해본 결론은 ‘집밥은 정성보다 체력과 계획이 더 중요하다’ 쪽입니다.

실패한 것도 꽤 있었어요. 파 한 단 사놓고 반 이상 시들게 만든 적도 있고, 맛있게 해보겠다고 양념 욕심냈다가 짜서 물 붓고 다시 끓인 적도 있었고요. 신혼이면 뭔가 예쁘고 알차게 차려 먹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한 냄비 요리 돌려먹기가 제일 편했습니다.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괜히 기대치 낮추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잘 해먹는 부부라기보다, 안 버리고 무리 안 하고 오래 가는 방식 찾는 중이라고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