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닉스
반려동물·관리

반려견 건강검진, 나이 따라 달라져야, 노령기엔 심장·신장 질환 비중 증가

농식품부·농진청, 전국 82개 동물병원 의료데이터 분석, 어린 시기 성장질환에서 성체 피부·비뇨기, 노령기 만성질환으로 변화

메디닉스 도현정기자|입력 |조회 0
반려견 건강검진, 나이 따라 달라져야, 노령기엔 심장·신장 질환 비중 증가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특별히 아픈 곳이 없어 보이는 반려견도 나이가 들면서 주의해야 할 질환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강아지에게서는 치아나 생식기 발달과 관련된 문제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난 반면 성견에서는 피부와 비뇨기 질환, 노령견에서는 심장과 신장 관련 만성질환의 비중이 높아졌다. 정기 건강검진 역시 모든 연령에서 같은 항목을 반복하기보다 생애주기에 맞춰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이 올해 공개한 연구는 국내 동물병원의 실제 의료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진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82개 동물병원에서 수집된 약 50만건의 자료를 정제한 뒤 반려견 약 22만건과 반려묘 약 3만9000건을 최종 분석했다.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 분석과 국제 표준 수의학 용어체계, 전문가 검수를 거쳐 연령별 질병 발생 패턴을 살폈다.

분석 결과 반려견의 생애주기는 1년 이하 강아지, 2∼5세 젊은 성체, 6∼10세 성숙 성체, 11∼15세 노령 단계로 구분됐다. 어린 시기에는 젖니가 빠지지 않고 영구치와 함께 남는 유치잔존이나 잠복고환처럼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질환이 주요 문제로 확인됐다. 성장기에는 예방접종뿐 아니라 치아 배열과 생식기 발달 상태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성체가 된 이후에는 질환의 양상이 달라졌다. 피부와 비뇨기 관련 질환의 비중이 커졌으며, 11세 이후 노령기에 접어들면 이첨판폐쇄부전을 비롯한 심장질환과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첨판폐쇄부전은 심장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질환으로, 고령 반려견에서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심장질환 가운데 하나다.

이 같은 결과는 보호자가 건강검진을 단순히 ‘아픈 곳을 찾는 검사’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려동물은 몸의 이상을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일부 만성질환은 초기 단계에서 눈에 띄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활동량 감소나 식욕 변화, 물을 마시는 양과 소변량 변화, 기침과 호흡 변화처럼 노화로 넘기기 쉬운 모습이 질환의 신호일 가능성도 있어 평소 행동 변화를 함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진 항목 역시 연령과 병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성장기에는 치아와 골격, 선천적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하고 성체기에는 피부와 비뇨기 건강, 체중 변화를 꾸준히 살피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노령기에 접어들었다면 심장과 신장 등 만성질환 위험을 고려해 수의사와 검사 항목과 주기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히 나이만을 기준으로 검사 종류를 정하기보다 품종과 체중, 기존 질환, 복용 중인 약물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반려묘에서도 비슷하게 연령별 질환 차이가 확인됐다. 어린 고양이에서는 폐렴 등 감염성 질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성체 이후에는 비뇨기와 구강질환, 노령기에는 만성 신장질환과 비대성 심근병증,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만성질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정부는 이번 연구가 향후 연령별 예방검진과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려동물의 건강검진은 이상이 생긴 뒤 치료를 시작하는 과정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달라지는 질환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이전 검사 결과와 비교하면서 변화를 추적하는 예방의료의 성격도 크다. 겉으로 건강해 보이더라도 반려견의 나이와 생활환경에 맞춰 검진 계획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