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무더위가 계속되면 많은 사람들이 “밥맛이 없다”며 입맛을 잃는다. 평소 좋아하던 음식도 젓가락이 가지 않고, 하루 종일 입에 물만 대며 지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단순히 ‘덥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몸의 생리적인 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현상이다.
여름철 식욕 저하의 가장 큰 이유는 체온 조절을 위한 생리 반응이다. 더운 날씨에는 우리 몸이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액을 피부로 몰아 땀을 배출한다. 이 과정에서 위장으로 가야 할 혈류량이 줄어들게 되고, 결과적으로 위장 운동이 둔화되어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식욕도 감소한다.
또한, 땀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대량 배출되면서 탈수에 가까운 상태가 되면, 뇌는 식욕보다 수분 보충을 우선시하게 된다. 이로 인해 식사보다는 물이나 음료를 찾게 되고, 자연스레 식욕은 더 줄어들게 된다.
더위는 자율신경계의 균형도 흔들어 놓는다. 체온을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는 식욕 조절에도 관여하는데, 여름철엔 교감신경이 항진되고 부교감신경이 억제되면서 식욕 저하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수면 부족, 냉방기기 사용으로 인한 온도 차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신경계가 과도하게 긴장하게 되고, 몸은 자연스럽게 ‘먹지 않는 쪽’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