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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답은 수명보다 기능에 있다

질병관리청·WHO, 운동과 만성질환 관리 중심의 건강노화 강조

메디닉스 강지현기자|입력 |조회 0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답은 수명보다 기능에 있다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질병관리청이 10월을 맞아 ‘건강하게 나이 들기’를 주요 건강정보로 제시하면서 건강노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건강노화는 단순히 질병 없이 오래 사는 개념과 다르다. 나이가 들어도 신체 기능과 정신건강, 사회적 관계를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일상을 지속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과정에 가깝다. 질병관리청은 노화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시기부터 서서히 진행되며 생활습관과 만성질환 관리, 주변 환경에 따라 개인별 차이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핵심은 특별한 항노화 요법보다 생활 속 기본 관리다. 금연과 절주, 정기적인 건강검진,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골다공증 같은 만성질환 관리가 우선이다. 처방약과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을 여러 종류 함께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중복 성분이나 불필요한 약물이 없는지 의료진이나 약사와 점검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질병관리청 역시 복용 중인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전문가와 함께 확인하는 것을 건강노화 관리의 한 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운동 역시 건강노화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질병관리청은 숨이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주 3~5일, 한 번에 30분 이상 꾸준히 하는 방식을 예로 들고 있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처럼 일상에서 지속하기 쉬운 운동이 대표적이다. 중요한 것은 젊을 때와 같은 운동량을 무리하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체력과 질환 상태에 맞춰 신체활동을 끊지 않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60세 이상 인구가 2020년 이미 10억 명을 넘어섰고 2050년에는 21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60세 이후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사이의 격차는 2000년부터 2023년 사이 오히려 확대됐다고 밝혔다. 오래 사는 기간이 늘어난 만큼 질병이나 기능 저하를 안고 살아가는 기간도 함께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건강노화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은 청력과 시력, 이동 능력 같은 기능을 조기에 살피는 일이다. WHO는 보청기와 안경, 보행 보조기처럼 일상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보조기기 접근성도 중요한 건강노화 요소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보조기기 이용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국가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고령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건강노화는 노년층만의 주제가 아니다. 혈압과 혈당, 체중, 근력, 수면, 약물 복용 습관처럼 중년 이전부터 관리할 수 있는 요소들이 노년기의 기능과 독립적인 생활에 영향을 준다. 특별한 비법을 찾기보다 매년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작은 생활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전략이다.

결국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은 나이를 거스르는 일이 아니라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몸을 이해하고 기능을 지키는 과정이다. 질병이 생겼을 때 치료하는 것만큼 질병이 생기기 전 위험요인을 줄이고 이미 생긴 만성질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수의 시대에 건강의 기준도 수명 자체보다 내가 원하는 일상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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