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먹먹함이 유독 잦은 사람들, 따로 있습니다
코를 풀고 난 뒤 귀 먹먹함이 2~3일 안에 가라앉지 않는다면, 이때는 코 풀기 직후 잠깐 튀었다 가라앉는 흔한 압력 변화와는 구분해서 이관 기능부터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비중격이 휘어 있거나 만성 부비동염을 앓고 있는 경우, 최근 코 수술을 받은 경우라면 이 증상이 유독 반복되기 쉽습니다.
실제로 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추적한 국내 후향적 연구에서도 이관기능장애(ETD)를 동반한 사례가 상당수 확인됐습니다.
비중격교정술 단독군 28.9%, 부비동내시경수술 단독군 27.3%, 병합수술군 31.1%에서 이관기능장애가 동반된 것으로 나타났다(2022년 국내 후향적 연구, 코수술 환자 359명 대상).[1]
코 수술 이력이 있는 환자 10명 중 3명꼴로 이관기능장애가 함께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이 외에도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 이관이 짧고 수평에 가까운 어린이, 항공 여행이나 스쿠버다이빙으로 기압 변화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 담배 연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코 점막이 잘 붓는 사람도 먹먹함을 자주 겪는 편입니다.
이관이 막히는 구조, 코를 풀 때 무슨 일이 벌어지나
이관은 코 안쪽 인두와 중이를 연결해 압력을 맞추는 통로입니다.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하품을 하거나 침을 삼킬 때 짧게 열리면서 중이 안의 공기를 순환시킵니다.
그런데 양쪽 코를 동시에 막고 세게 풀면 코안과 인두 쪽 압력이 순간적으로 크게 올라가고,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점막이 이미 부어 있는 상태라면 이 압력이 이관 쪽으로 고르게 빠지지 못합니다. 결과적으로 중이 안이 음압 상태가 되면서 귀가 먹먹하거나 막힌 듯한 느낌이 나타납니다.
며칠 안에 가라앉지 않는다면 - 놓치면 안 되는 신호
문제는 이 음압 상태가 며칠 안에 저절로 풀리지 않고 오래 이어질 때입니다. 음압이 몇 주씩 지속되면 고막이 안쪽으로 서서히 딸려 들어가는 함몰이 생길 수 있고, 중이 안에 삼출액이 고이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 단계를 넘어 상태가 굳어지면 고막이나 이소골 구조가 변형돼 청력 저하가 남는 경우도 있어, 이때는 생활관리나 약물만으로 되돌리기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상태가 굳어지기 전, 골든타임 안에 원인을 확인하고 손을 쓰면 회복 폭이 커집니다. 원발성 이관기능장애 환자에게 이관풍선확장술만 시행한 연구에서도 치료 후 증상 점수가 뚜렷하게 낮아진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이관풍선확장술(ETBD) 단독 치료군의 수술 후 ETDQ-7 점수는 14.9±7.5였고, 평균 변화량은 -13.9점(95% CI -18.01~-9.88, p<0.00001)이었다.[2]
다음과 같은 신호가 있다면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보다 먼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한쪽 귀에서만 먹먹함이 2주 이상 이어지는 경우
- 어지럼증이나 걸을 때 균형이 흔들리는 느낌이 함께 있는 경우
- 진물, 출혈, 악취 나는 분비물이 귀에서 나오는 경우
- 갑자기 소리가 잘 안 들리거나 소리가 두 개로 겹쳐 들리는 경우
- 비행기 탑승이나 잠수 직후 통증과 먹먹함이 함께 심해지는 경우
지금 바로 확인하는 자가 점검
아래 항목을 스스로 짚어보면 지금 상태를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 하품이나 침을 삼킬 때 먹먹함이 일시적으로 풀리는지
- 양쪽 귀 증상 강도가 같은지, 한쪽만 유독 심한지
- 최근 2주 이내 코감기나 비염이 심해진 적이 있는지
- 귀 안에서 딸깍거리거나 뽀드득거리는 소리가 함께 나는지
- 통증이나 미열이 동반되는지
이 중 여러 항목이 겹치고 2주 이내 기간에 해당한다면 단순한 일시적 증상보다는 이관 기능 저하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단계별로 짚는 관리, 코 풀기부터 약물까지
관리는 코 푸는 습관부터 손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한쪽 콧구멍씩, 입을 살짝 벌린 상태에서 약한 힘으로 3초 이내로 짧게 풀어야 코안 압력이 급격히 오르지 않습니다. 양쪽을 동시에 세게 풀면 코안 압력이 순간적으로 급격히 올라가 이관 쪽으로 역류할 위험이 커집니다.
생리식염수 세척은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하루 1~2회 사용하면 점막 부종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충혈완화제 스프레이는 3~5일을 넘기지 않아야 합니다. 그 이상 쓰면 반동성 비염으로 코 막힘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약물치료 전반의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성인 이관기능장애 환자의 50.3%가 약물치료로 증상 개선을 보고했으나 ETDQ-7 점수 변화는 -0.88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에는 못 미쳤으며, 비강내 스테로이드는 만성 증상의 11~18%만 개선해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근거수준 2~3의 연구 기반).[3]
생활관리와 약물로도 2주 이상 나아지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를 함께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약물이냐 시술이냐, 상황에 따라 다른 선택
선택은 결국 증상이 얼마나 반복되고 오래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감기나 비염 직후 한두 번 생긴 일시적 먹먹함이라면 앞서 다룬 생활관리와 약물치료만으로 대부분 가라앉습니다. 반면 증상이 3개월 이상 반복되거나 약물치료 후에도 뚜렷한 변화가 없다면 이관풍선확장술 같은 시술이 비교 대상으로 함께 다뤄집니다.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성인 이관기능장애에 대한 이관풍선확장술의 유효율은 86%(95% CI 0.79–0.94), 재발률은 5.37%, 합병증률은 0.33%로 보고됐습니다.
성인 이관기능장애에 대한 풍선 이관성형술의 유효율은 86%(95% CI 0.79–0.94)였고, 재발률 5.37%·합병증률 0.33%로 보고됐다. 다만 평가 방법이 연구마다 달라 다기관 무작위대조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단서가 있다.[4]
다만 이 수치는 연구마다 평가 기준이 달라, 개인의 상태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증상 기간과 반복 빈도를 함께 놓고 판단하는 것이 실제 상황에 더 맞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