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대표 이미지와 본문 그림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해가 짧아지고 밤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창문을 닫아 두는 시간이 길어지는 요즘입니다. 거리의 소음도 잦아들고 집 안이 유독 조용해지는 밤이면, 망우동 주민들 사이에서도 귀에서 들리는 '삐-' 소리나 '윙'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다는 이야기가 오갑니다. 외부 소리가 사라진 자리에 남는 그 소리가 바로 이명입니다.
이명은 실제 청각 자극이 없는데도 귀나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가리킵니다. 조용한 환경에서 유독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소리 자체가 커진 것이 아니라, 주변 배경음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인 대비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명이 왜 생기고, 검사실에서는 무엇을 근거로 상태를 판단하는지 차례로 살펴봅니다.
조용해진 밤, 커지는 소리를 그대로 둘 때 달라지는 것들
이명 자체는 질병이 아니라 하나의 증상이며, 많은 경우 며칠 안에 자연스럽게 가라앉습니다. 다만 소리가 2주 이상 이어지거나 밤마다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 신호로 보기보다 내이나 청각신경의 변화가 함께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살펴야 합니다.
소리를 그대로 두는 사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집중력 저하와 짜증, 불안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잠들기 직전 조용한 방에서 소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경험이 반복되면 수면 자체를 피하게 되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합니다.
청력 저하가 서서히 진행되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원인인 경우, 이명만 먼저 느껴지고 정작 듣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늦게 알아차리는 환자가 많습니다. 방치 기간이 길어질수록 회복 가능한 청력까지 함께 줄어들 수 있습니다.

뇌와 귀 사이, 이명이 시작되는 자리
이명의 원인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감각신경성 난청입니다. 내이의 달팽이관이나 청각신경이 손상되면 뇌로 전달되는 신호 자체가 왜곡되고, 뇌는 그 빈틈을 스스로 채워 넣으면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코메디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 약 10명 중 1명이 이명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1]
난청을 일으키는 배경은 다양합니다. 큰 소리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경우, 나이가 들면서 청각세포가 자연스럽게 닳는 경우, 특정 약물이 청각신경에 영향을 주는 경우, 가족력처럼 타고난 요인이 작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 중 어떤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는지는 검사를 통해서만 가늠할 수 있습니다.

드물게는 혈관이 신경 옆을 지나며 맥박에 맞춰 소리를 만드는 경우나, 턱관절과 목 근육의 긴장이 소리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박동성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분들은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귀에서 들린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고, 이때는 혈관성 원인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검사의 출발점이 됩니다.
소리의 높낮이와 세기,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양상
이명은 '삐-' 하는 고음, '윙' 하는 저음, 바람 소리나 매미 소리처럼 들리는 경우까지 소리의 성격이 다양합니다. 한쪽 귀에서만 들리는지 양쪽에서 들리는지, 소리가 계속 이어지는지 간헐적으로 나타나는지도 원인을 가늠하는 단서가 됩니다.
고음성 이명은 소음성 난청이나 노인성 난청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저음성 이명은 중이의 염증이나 메니에르병처럼 내이의 압력 변화와 관련된 경우에 흔히 관찰됩니다. 소리가 점점 커지거나 어지럼, 귀 먹먹함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피로 이상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명으로 인한 괴로움의 크기가 실제 소리의 크기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작게 들리는 소리라도 수면과 집중을 심하게 방해한다고 느끼는 환자가 있고, 상대적으로 큰 소리인데도 일상에 지장이 크지 않다고 말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이 차이를 숫자로 확인하는 과정이 다음 단계인 검사입니다.
검사실에서 확인하는 숫자들 — 순음청력검사와 이명도검사, 설문이 보는 서로 다른 지점
이명을 평가하는 검사는 목적에 따라 몇 가지로 나뉩니다. 순음청력검사(PTA)는 주파수별로 소리를 들려주고 환자가 겨우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의 크기를 데시벨(dB HL) 단위로 측정하는 검사로, 어느 주파수대에서 청력이 떨어져 있는지를 그래프로 보여줍니다.
이명도검사(tinnitogram)는 환자가 듣는 이명 소리와 가장 비슷한 주파수와 크기를 외부 소리로 맞춰보는 검사입니다. 검사자가 여러 주파수의 소리를 들려주며 비슷한 소리인지 확인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이명의 음높이와 크기가 숫자로 기록됩니다.

다만 이명도검사가 측정한 소리의 크기와 환자가 실제로 느끼는 괴로움의 정도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에서 이명크기지수(TMI) 설문을 임상에 적용한 연구를 보면, 설문 응답 점수와 이명도검사로 측정한 소리 크기 사이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반면 수면이나 기분, 일상생활을 묻는 문항은 환자가 느끼는 정서적 부담과 비교적 뚜렷하게 연관돼 있었고, 설문을 작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분 정도였습니다.[2]
즉 검사기가 측정하는 소리의 크기와 환자의 삶의 질 저하 정도는 별개의 축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순음청력검사와 이명도검사로 얻은 수치 외에도, 설문을 통해 수면이나 기분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확인합니다.
검사에서 청력 저하가 분명하게 함께 확인되는 경우에는 보청기나 음향보조기기처럼 줄어든 소리 자극을 보완하는 접근이 먼저 적용되는 방법입니다. 반대로 순음청력검사 결과는 큰 이상이 없는데 수면장애나 불안, 집중력 저하가 두드러진다면, 소리치료나 인지행동 치료적 접근처럼 뇌가 소리에 반응하는 방식을 조절하는 방법이 우선순위에 놓입니다.
순음청력검사 수치가 정상 범위에 가깝더라도 진료실에서 이명을 심하게 호소하는 환자가 있고, 반대로 청력 저하가 상당히 진행됐는데도 이명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환자도 있어, 수치 하나만 보고 그 자리에서 원인을 짚어내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검사 결과는 치료 방향을 정하는 여러 근거 중 하나로 활용됩니다.
검사를 미루지 않아야 하는 소리의 특징
다음과 같은 양상을 보이는 이명은 자연 호전을 기다리기보다 빠르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 한쪽 귀에서만 소리가 들리거나, 그 귀의 청력이 함께 떨어지는 경우
- 심장 박동에 맞춰 소리가 뛰는 듯한 박동성 이명이 나타나는 경우
- 어지럼증, 두통, 안면 감각 저하가 이명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
- 소리가 2주 이상 계속되거나 점점 커지는 경우
- 수면과 집중에 지장을 줄 정도로 일상생활이 흔들리는 경우
이 가운데 한쪽으로만 나타나는 이명과 박동성 이명은 종양이나 혈관 기형처럼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놓치면 안 되는 원인과 연관될 수 있어 영상검사까지 함께 고려되는 경우입니다.
조용한 밤과 이명, 자주 겹치는 궁금증 다섯 가지
망우동 지역에서 이명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중랑서울성모이비인후과의원(이비인후과)이 있으며, 위치는 서울 중랑구 망우로 407, 4층 전체(망우동 국민은행 건물)입니다. 이명 진료실에서는 순음청력검사 수치, 이명도검사로 잡아낸 소리의 음높이와 크기, 설문으로 확인한 수면·기분 변화를 나란히 맞춰보며 환자 상태를 가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