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대표 이미지와 본문 그림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창문을 닫고 히터를 켜는 계절, 이명이 더 크게 들리는 운전석과 사무실
아침저녁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차 안이든 사무실이든 창문을 닫고 히터를 켜는 날이 늘어나는 요즘입니다. 바깥 소음이 차단되고 밀폐된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평소에는 신경 쓰지 않았던 귓속 소리가 유독 선명하게 느껴진다는 이야기가 제천 지역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종종 들립니다. 삐- 하는 높은 소리든 웅웅거리는 낮은 소리든, 외부 소리가 줄어든 자리를 그 소리가 채우면서 운전 중 집중이 흐트러지거나 회의 자료에 눈이 가지 않는 경험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명은 주변에 실제 소리가 없는데도 머리나 귀 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검사자도 함께 들을 수 있는 타각적 이명과, 환자 본인만 느끼는 자각적 이명으로 나뉘며 임상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은 후자에 해당합니다. 조용한 밀폐 공간에서 운전하는 시간이 길거나 야간 근무로 업무 중 정적이 이어지는 환경에 놓인 분들은 이 소리를 더 자주, 더 크게 체감하게 됩니다.
이명을 경험하는 사람이 드물지 않다는 점은 국내 조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국내 성인 다섯 명 중 한 명 이상이 살면서 이명을 경험했고, 그중 일부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 수준이었습니다.[1]

이명이 생기는 배경, 알아두면 좋은 위험 요인들
이명을 만드는 요인은 소음성 난청, 노화에 따른 청력 저하, 중이염 같은 귀 질환, 턱관절 이상,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특정 약물 등 다양합니다. 환절기에는 건조해진 공기와 급격한 온도 변화가 귀 안쪽 혈액순환과 점막 상태에 영향을 주어 평소보다 이명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여기에 과로나 카페인 과다 섭취,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스마트폰 사용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직업 환경도 변수로 작용합니다. 소음이 많은 작업장에서 장시간 일하는 경우, 장거리 운전을 반복하는 경우, 교대근무로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경우는 이명이 더 자주 나타나거나 기존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야간 근무 후 낮에 억지로 잠을 청하는 패턴이 반복되면 이명과 수면 부족이 서로를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수면의 질부터 집중력까지, 이명이 번지는 일상의 영향
이명이 가장 먼저 건드리는 것은 수면입니다. 불을 끄고 누운 뒤 집 안이 고요해지는 순간, 낮 동안 신경 쓰지 않았던 소리가 유독 크게 느껴지면서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자다가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려워지는 경험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면이 얕아지면 다음 날 피로가 그대로 쌓이고, 이는 다시 이명을 더 크게 느끼게 만드는 쪽으로 이어집니다.
업무 중에는 집중력 저하로 나타납니다. 회의 중 상대방 말을 놓치거나, 모니터 앞에서 같은 문장을 몇 번씩 다시 읽는 등 평소보다 작업 속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운전대를 잡을 때는 더 민감한 문제가 됩니다. 귓속 소리에 신경이 분산되면 도로 위 작은 신호나 경적 소리를 놓치는 순간이 생길 수 있고, 장거리 운전이나 야간 운전에서는 이 점이 안전과 직결될 수 있습니다. 이명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의 운전은 평소보다 더 신중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감정과 대인관계에도 흔적을 남깁니다. 소리가 계속 신경 쓰이다 보면 쉽게 예민해지고, 가족이나 동료의 말에 평소보다 날카로운 반응이 나오기도 합니다. 반복되는 피로와 짜증이 쌓이면 대화를 피하게 되고, 이런 변화가 이명 자체보다 더 큰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잠들기 전 스스로 확인해보는 이명의 특징
병원에 가기 전, 스스로 소리의 특징을 기록해두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아래 항목을 1~2주 정도 메모해두면 변화 양상을 파악하기 쉬워집니다.
- 소리가 한쪽 귀에서만 들리는지, 양쪽에서 들리는지
- 소리의 성격이 삐- 하는 고음인지, 웅웅거리는 저음인지, 맥박처럼 박동하는 느낌인지
- 조용한 밤이나 운전 중처럼 특정 상황에서 유독 커지는지
- 어지럼증, 두통, 귀 먹먹함 등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
- 소리가 하루 중 특정 시간대(늦은 오후, 야간 근무 후 등)에 더 심해지는지
특히 소리가 심장 박동과 같은 리듬으로 들리는 박동성 이명이라면 혈관 쪽 문제와 연관될 가능성이 있어 다른 유형보다 진료 시기를 서두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료실에서 이명의 원인을 가려내는 단계별 과정
이비인후과에 방문하면 먼저 문진을 통해 소리의 양상과 발생 시점, 동반 증상을 확인합니다. 이어 귀 안을 직접 살펴보는 이경검사로 외이도나 고막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순음청력검사로 주파수별 청력 수준을 측정합니다. 필요한 경우 이명의 주파수와 크기를 가늠하는 이명도검사를 추가로 진행하며, 박동성 이명이 의심되면 혈관 영상검사로 범위를 넓히기도 합니다.
검사를 받으러 오는 분들 중에는 이 소리를 어떻게 숫자로 표현하는지 의아해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명도검사는 여러 주파수의 소리 중 본인의 이명과 가장 비슷한 음을 직접 고르고, 그 소리를 가리는 데 필요한 최소 크기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검사 시간은 보통 20~30분 정도 걸리며, 같은 날 순음청력검사와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 결과에서 청력 저하가 함께 확인되면 보청기나 소리치료 같은 청각 재활이 우선 고려되고, 혈관 이상이 확인되면 영상의학과나 신경외과와 협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박동성 이명의 원인이 정맥동 협착으로 밝혀지는 경우에는 스텐트 삽입 같은 시술이 추가로 고려되지만, 모든 박동성 이명이 이 시술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영상검사로 원인을 먼저 구분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국외 메타분석에서는 정맥동 협착이 원인인 박동성 이명에 스텐트를 삽입한 뒤 열 명 중 아홉 명 가까이에서 소리가 줄어들거나 사라졌다고 보고했지만, 열 명 중 한 명 정도는 시간이 지나 다시 나타났다는 결과도 함께 제시됐습니다.[2]

야간근무냐 사무직이냐, 이명 관리법은 상황마다 다르게
이명 관리 방법은 원인과 생활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다. 청력 저하가 함께 있다면 보청기나 소리치료로 부족한 주파수를 보완하는 접근이 우선되고, 특별한 구조적 원인 없이 스트레스나 피로가 주된 배경이라면 수면 패턴 교정과 이완 요법이 먼저 권장됩니다.
야간 근무가 많아 수면 시간이 불규칙한 분이라면 긴 시간을 몰아서 자기보다 짧게 나눠 자는 방식이 더 맞을 수 있고, 사무직처럼 조용한 공간에서 장시간 일하는 분이라면 작은 백색음이나 라디오 소리로 배경 소음을 유지하는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운전이 많은 직업이라면 적당한 볼륨의 소리로 외부 소음을 유지해 이명에만 집중되는 상황을 줄여야 합니다.
국외 이비인후과 학회 진료지침에서는 은행잎 추출물이나 멜라토닌, 아연 같은 건강기능식품, 항불안제·항우울제 등을 이명의 일차 치료로 일상적으로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3]
이명 치료에 대한 각국 지침은 아직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으며, 같은 치료법에도 사람마다 체감하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옆자리 동료에게 맞았던 백색음이 내게는 전혀 안 들을 만하고, 누군가에게는 효과 없던 수면 패턴 조정이 다른 사람에게는 통하는 식이어서, 한두 주씩 직접 시도해보며 소리가 줄어드는지를 확인하고 안 맞으면 다음 방법으로 바꿔가는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일상에서 이명을 마주했을 때 떠오르는 질문들
이명은 원인과 생활 환경에 따라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증상이 2~3주 이상 이어지거나 한쪽 귀에서만 들리는 경우, 박동성 소리가 동반되는 경우에는 이비인후과에서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천 지역에서 이명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베스트성모이비인후과의원(이비인후과, 충북 제천시 의림대로 178, 1층, 안경나라 사거리, 제천 스타벅스 건너편)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