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쯤 되면 사람 보는 눈도 좀 생기고, 괜한 감정소모도 덜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막상 살아보니까 오히려 더 어렵네요. 회사에서도 그렇고 원래 알던 친구들 사이에서도 그렇고, 예전처럼 무조건 맞춰주기엔 제가 너무 지치고, 그렇다고 선을 딱 긋자니 제가 너무 차가운 사람 같고요. 요즘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이 “어디까지 맞춰야 예의고, 어디부터는 나를 깎아먹는 걸까” 이거예요.
회사에서는 특히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분위기가 제일 애매해요. 다 같이 친한 척 웃고는 있는데, 누구 하나 빠지면 바로 그 사람 얘기 나오고, 또 그 자리에선 다들 맞장구치게 되잖아요. 저도 그런 자리에 몇 번 있다 보니까 집에 와서 괜히 마음이 찝찝했어요. 나는 저런 말 듣기 싫어하면서 왜 막상 그 순간엔 조용히 있거나 같이 웃고 있었지 싶고. 그렇다고 혼자 너무 유난 떠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싫고요. 직장인 인간관계는 적당한 거리두기가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그 적당함이 제일 어렵네요.
친구 관계도 예전이랑 좀 달라졌어요. 20대 때는 자주 보고 연락 자주 하는 게 친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각자 사는 속도도 다르고 챙길 것도 많으니까 그게 꼭 진심의 크기랑 비례하진 않더라고요. 근데 가끔은 서운해요. 저만 계속 안부 묻는 느낌 들 때도 있고, 만났을 때 편한 사람보다 은근히 기 빨리는 사람이 더 많아진 것도 좀 슬프고요. 나이 먹을수록 사람을 더 품게 되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저를 지키는 쪽으로 마음이 가는 게 맞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혹시 저처럼 요즘 인간관계가 제일 피곤하게 느껴지는 분 있나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건지, 아니면 다들 비슷한 시기를 지나가는 건지 궁금해요. 예전처럼 많은 사람과 잘 지내는 게 목표가 아니라, 적어도 덜 소모되고 덜 후회하는 관계를 만들고 싶은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다들 이런 고민 있을 때 어떻게 거리 조절하는지 듣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