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게임만 하다가 친구 추천으로 드라마랑 영화 좀 봤는데, 내가 왜 이제 봤나 싶더라. 원래 나는 스토리 게임도 컷신 길어지면 스킵 버튼 찾는 편인데, 이상하게 한번 꽂히니까 “한 화만 더” 하다가 새벽 4시 찍음. 진짜 이건 콘텐츠가 아니라 수면 파괴 디버프 거는 보스몹임. 특히 요즘 드라마들은 전개가 예전처럼 질질 안 끌고, 떡밥 던졌다가 회수하는 맛이 있어서 은근 레이드 공략 보는 느낌 들더라. “어? 이 대사 복선이었네?” 하는 순간이 제일 재밌었음.

영화는 최근에 하나 봤는데, 보고 나서 바로 “와 이건 잘 만들었다”보다 “감독 이 사람 사람 감정 갖고 콤보 넣네” 이 생각부터 들었음. 액션이 세거나 스케일이 큰 것도 좋긴 한데, 나는 요즘 그냥 인물 감정선 잘 쌓아놓고 마지막에 빵 터뜨리는 작품이 더 오래 남는 것 같음. 괜히 엔딩 보고 멍 때리다가 유튜브 가서 해석 영상 찾고, 댓글창에서 나만 그렇게 느낀 거 아닌지 확인하게 됨. 약간 게임 엔딩 보고 숨겨진 설정 찾아보는 그 루트랑 비슷함. 여운 남는 작품은 진짜 클리어하고도 로그아웃이 안 됨.

근데 또 웃긴 건, 막상 보기 전에는 “아 귀찮다, 그냥 익숙한 게임 켜자” 이랬는데, 한번 잘 고르면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더라. 괜히 사람들이 추천하는 게 아니었음. 물론 별로인 것도 있었음. 초반은 개쩌는데 후반 가서 갑자기 패치 잘못돼서 밸런스 붕괴된 느낌 나는 작품들 있잖아. 캐릭터가 하던 행동이랑 갑자기 안 맞고, 억지 전개 나오면 그때부터는 몰입이 확 깨짐. 내가 예민한 건지 모르겠는데, 그런 거 나오면 “작가님 여기서 왜 핵 써요?” 싶음.

아무튼 요즘은 게임하다가 머리 좀 식히고 싶을 때 드라마나 영화 한 편 보는 것도 괜찮은 루틴인 듯. 너무 무겁기만 한 거 말고, 몰입 잘 되고 여운 좀 남는 작품 있으면 추천 좀 해줘라. 장르는 크게 안 가리는데, 전개 답답한 거랑 억지 눈물 버튼은 좀 힘듦. 너네 최근에 본 것 중에 “이건 진짜 찍먹했다가 정주행 박았다” 싶은 거 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