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집 오면 롤 한 판 박고, 지면 “아 오늘 팀운 망” 이러면서 유튜브 좀 보다가 자는 패턴이었거든요. 근데 요즘은 이상하게 게임 영상보다 게임 실황 클립이나 스트리머 대회 하이라이트를 더 자주 보게 됨. 특히 롤 멸망전 같은 분위기 나는 콘텐츠 있으면 밥 먹으면서 보고, 자기 전에 보고, 심지어 학교 가기 전에 잠깐 본다는 게 30분 순삭됨. 이쯤 되면 내가 게임을 하는 건지 구경하는 건지 살짝 정체성 흔들림ㅋㅋ

재밌는 게 그냥 프로 경기만 보면 약간 공부하는 느낌이라 긴장되는데, 이런 콘텐츠는 진짜 편하게 웃으면서 보기 좋더라. 누가 말도 안 되는 실수 한 번 하면 채팅창 불타고, 이상한 조합 들고 와서 어거지로 이기면 그게 또 개웃김. 나도 어제 친구들이랑 5인큐 돌리다가 괜히 거기서 본 조합 따라 했다가 초반 10분 만에 바텀 멸종함. 결과는 처참했는데 디코에서는 배꼽 잡고 웃어서 손해 본 기분이 좀 상쇄됐음. 부산이라 그런가 주변 친구들도 말투가 다 세서, 한 판 끝날 때마다 피드백이 아니라 거의 합동 난타전임.

그리고 또 하나 최근에 빠진 게 PC 세팅 영상임. 원래는 그냥 “돌아가면 됐지” 쪽이었는데, 한 번 보기 시작하니까 책상 배치, 모니터 암, 키보드 소리, 조명 색감 이런 거 계속 보게 되더라. 내 방도 슬슬 손보고 싶은데 막상 따라 하려면 돈이 문제고, 안 따라 하자니 눈은 이미 높아졌고. 딱 그 상태임. 콘텐츠만 보면 나도 당장 갓생 게이머 방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은 의자에 걸친 옷부터 치워야 함. 다들 요즘 게임 말고도 은근 자주 챙겨보는 콘텐츠 있음? 롤 쪽이면 더 좋고, 그냥 시간 삭제용이면 그것도 환영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