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게임 뭐 하지 싶어서 라이브러리만 뒤적거리다가, 진짜 “아 이건 나한테 꽂혔다” 싶은 작품들 몇 개 연달아 만났음. 원래 저는 롤만 켰다 하면 한 판 이기고 두 판 멘탈 나가고, 그러다 유튜브 보면서 “내 시간 뭐임?” 하는 타입인데, 최근엔 싱글겜 쪽에서 의외로 만족감 많이 챙겼네요. 괜히 유명한 게 아니네 싶었던 것도 있었고, 생각보다 덜 알려졌는데 제 취향 정중앙에 박힌 것도 있었음. 약간 부산 바다 보러 나갔다가 회보다 라면이 미친 맛집인 거 발견한 느낌이랄까.

일단 분위기랑 몰입감 좋아하면 사이버펑크 2077 쪽 아직 안 해본 사람은 한 번 볼 만하더라. 예전 이미지 때문에 망설였는데, 지금 해보니까 밤에 이어폰 끼고 돌아다니는 맛이 있음. 걍 길거리만 걸어도 “와 이 동네 월세 얼마냐” 소리 나오고, 퀘스트도 단순 심부름 느낌보다 사람 사정 얽힌 게 많아서 생각보다 오래 붙잡게 됐음. 그리고 발더스 게이트 3는 솔직히 시작 전엔 “턴제? 내가?” 이랬는데, 막상 들어가니까 선택지 하나 잘못 눌러서 파티 인생 꼬이는 맛이 있음. 내가 주인공이면서 동시에 사고뭉치가 되는 게임. 친구랑 얘기하다가도 “야 거기서 그 선택을 왜 함?” 이 밈처럼 계속 나옴.

조금 덜 무겁고 손맛 챙기고 싶으면 하데스도 추천하고 싶음. 이건 진짜 한 판만 해야지 해놓고 정신 차리면 새벽임. 로그라이크 잘 못하는 편인데도 죽는 게 짜증보다 “오케이 다음엔 이 조합 간다” 쪽으로 이어져서 템포가 좋더라. 그리고 디스코 엘리시움은 취향 심하게 타긴 하는데, 글 읽는 거 안 힘들고 세계관 weird한 거 좋아하면 꽤 세게 맞을 수도 있음. 이건 게임이라기보다 내 머릿속에서 술 취한 토론회 열리는 느낌인데, 이상하게 그게 재밌음. 평소에 “액션 빵빵”만 찾던 저도 이건 엔딩 보고 멍 좀 했네요.

아무튼 제 취향은 결국 “분위기 있거나, 선택이 재밌거나, 손맛이 확실하거나” 이 셋 중 하나면 넘어가는 듯. 혹시 여기서 저랑 결 비슷한 사람 있으면 다른 작품도 추천 좀 해주셈. 특히 PC로 하기 좋고, 초반 1~2시간 안에 아 이거다 싶은 거 있으면 바로 물어옵니다. 롤만 하다 성격 버리기 전에 취향 저격작 더 쌓아야 됨. 이젠 게임도 힐링이 아니라 발굴의 영역 같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