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시작 1~2주 전부터 평소보다 식욕이 강해지고 단 음식이나 짠 음식이 유난히 당기는 경험을 하는 여성이 많다. 다이어트를 하던 중이라면 이 시기에 찾아오는 폭식 때문에 그동안의 노력이 한꺼번에 무너진다고 자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리 전 식욕 변화를 단순히 의지력이 부족한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여성의 생리 주기 후반, 배란 이후부터 생리 시작 전까지 이어지는 황체기에는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올라가고 에스트로겐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변화가 나타난다. 이러한 호르몬 변동은 뇌의 식욕 조절 중추와 기분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분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 시기에는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로토닌 수치가 떨어지면 뇌는 이를 보충하기 위해 혈당을 빠르게 올려주는 단순당이나 탄수화물을 더 원하게 되는데, 이것이 생리 전 초콜릿이나 빵, 면류가 유독 당기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는 황체기에 기초대사량이 평소보다 소폭 올라가면서 신체가 실제로 더 많은 열량을 필요로 하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이 시기 식욕 증가는 몸이 보내는 생리적 신호일 수 있어, 폭식을 단순한 자기 관리 실패로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당기는 음식을 제한 없이 먹으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극단적으로 식욕을 참는 전략은 오히려 이후 더 강한 폭식으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이 시기에는 식사 자체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조언이 많다.

규칙적인 식사가 폭식 예방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아침과 점심을 충분히 챙기고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함께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것을 막아 식욕 폭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달걀, 두부, 닭가슴살, 콩류와 함께 채소를 곁들이는 식단이 추천된다.
단순당 대신 복합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미밥이나 고구마, 통곡물 빵은 혈당을 서서히 올려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준다. 마그네슘이 풍부한 바나나, 견과류, 다크초콜릿 소량은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을 조절하면서도 영양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도 생리 전 식욕을 더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잠이 부족하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 분비가 줄고 식욕을 높이는 그렐린 분비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시기에는 평소보다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운동이 식욕 조절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같은 운동도 도움이 된다. 운동은 세로토닌과 엔도르핀 분비를 자극해 기분을 안정시키고, 폭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경향을 줄여줄 수 있다. 격렬한 운동이 부담스럽다면 10~20분 가벼운 걷기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
생리 주기를 미리 기록해 식욕이 강해지는 시기를 예측해두는 것도 실질적인 방법이다. 이 시기가 다가오기 전에 집에 건강한 간식을 미리 준비해두면 배달 음식이나 자극적인 군것질로 쏠리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식욕 증가와 기분 변화가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심한 영향을 줄 정도로 크다면 월경전증후군이나 월경전불쾌장애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산부인과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리 전 식욕 증가는 호르몬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인 만큼, 한두 번의 폭식으로 다이어트 전체를 실패했다고 여길 필요는 없다. 규칙적인 식사와 균형 잡힌 간식, 충분한 수면과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면서 이 시기를 넘기는 것이 장기적인 체중 관리에 더 효과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