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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학술 리포트

잠자는 동안 뇌 노폐물 배출과 파킨슨병의 상관관계

수면 단계별 뇌척수액 흐름 변화 파킨슨병 위험과 연결 가능성, 숙면 관리 중요성 부각

메디닉스 정순현기자|입력 |조회 0
AI세줄 요약
  • 수면 중 뇌척수액이 뇌 노폐물을 배출해
  • 흐름 이상시 파킨슨병 위험 연관 가능성
  • 수면의 질 관리로 뇌 건강 챙겨야 주의

AI 기술로 자동 요약한 내용입니다.

어두운 침실에서 편안하게 잠들어 있는 중년 남성의 모습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밤에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도 개운하지 않고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증상이 단순한 피로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국내외에서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특히 수면 중 뇌척수액의 흐름과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려는 연구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뇌척수액은 뇌와 척수를 감싸고 있는 투명한 액체로, 외부 충격으로부터 신경계를 보호하고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뇌 안에 쌓이는 노폐물을 청소하는 배출 통로 역할까지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연구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배출 시스템은 뇌가 스스로 정화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주목받는 부분은 이 노폐물 청소 작용이 잠을 자는 동안, 그중에서도 깊은 수면 단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점이다. 뇌세포 사이의 공간이 수면 중에 넓어지면서 뇌척수액이 더 원활하게 흐르고, 이 과정에서 하루 동안 쌓인 단백질 찌꺼기와 대사 부산물이 효과적으로 씻겨 나간다는 설명이다. 깨어 있을 때보다 잠들었을 때 이 정화 작용이 더 활발하다는 점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다.

문제는 이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다. 대한신경과학회 등 관련 학회에 따르면 뇌척수액 배출 기능이 저하되면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을 비롯한 여러 물질이 뇌 안에 쌓일 수 있고, 이런 축적이 신경세포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 특정 단백질 응집체가 관찰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축적 과정과 수면 중 노폐물 배출 이상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구실에서 뇌 영상 자료를 살펴보는 연구원의 모습

뇌척수액 흐름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림=메디닉스DB]

수면 단계는 크게 얕은 잠과 깊은 잠, 꿈을 꾸는 렘수면으로 나뉘는데, 이 중 서파수면이라고 불리는 깊은 잠 단계에서 뇌척수액의 순환이 가장 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면서 이 깊은 수면 단계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변화가 뇌 노폐물 배출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가설도 제기된다. 노화와 함께 수면의 질이 저하되는 현상이 신경퇴행질환 위험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파킨슨병뿐 아니라 다른 퇴행성 뇌질환과도 관련지어 논의되고 있다. 뇌 안에 특정 단백질이 쌓이는 방식은 질환마다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노폐물 배출 시스템의 기능 저하가 발병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점이 학계에서 공유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수면 문제가 신경퇴행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아니면 초기 증상 중 하나로 나타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파킨슨병 환자들 사이에서는 진단을 받기 여러 해 전부터 수면 장애를 겪었다는 보고가 적지 않다. 렘수면 행동장애라고 불리는 증상, 즉 꿈을 꾸는 동안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심하게 움직이는 현상이 파킨슨병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차례 발표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수면 질환을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신경퇴행질환의 조기 발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침에 침대에서 피곤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노년 남성

지속적인 수면 이상은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그림=메디닉스DB]

연구자들은 뇌척수액 흐름을 관찰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 등을 활용한 영상 기법을 발전시키고 있다. 수면 중 뇌 안의 미세한 액체 움직임을 시각화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파킨슨병 환자와 일반인의 뇌척수액 순환 패턴 차이를 비교하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다만 이런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제 진단이나 치료에 활용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보건 당국과 관련 학회는 이런 연구 결과들이 뇌 건강을 위한 수면 관리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한다. 아직 수면과 파킨슨병의 인과관계가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충분한 수면이 뇌의 자연스러운 정화 작용을 돕는다는 점은 여러 연구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면의 질을 높이는 생활 습관이 신경퇴행질환 예방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규칙적인 취침과 기상 시간을 지키고, 잠들기 전 카페인이나 밝은 화면 노출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한 낮 시간에 적절한 신체 활동을 하는 것이 밤잠의 깊이를 늘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약 잠을 자고 나서도 지속적으로 피로감이 심하거나 자다가 소리를 지르는 등의 이상 행동, 팔다리를 심하게 움직이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수면 문제로 넘기지 말고 신경과나 수면클리닉을 찾아 상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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