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면서 메시지를 보내거나 휴대전화를 보는 행동이 위험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음악을 바꾸고 재생목록을 찾는 행동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최근 연구에서는 온라인 음악 스트리밍이 급증한 날 미국의 교통사고 사망자도 함께 증가하는 연관성이 관찰돼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의 범위를 다시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됐다.
JAMA Network Open에 8월 17일 발표된 연구는 2017년부터 2022년 사이 미국에서 하루 스트리밍 횟수가 가장 많았던 주요 앨범 10개의 발매일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앨범 발매 당일과 전후의 음악 스트리밍량을 비교하고 같은 기간 미국 도로교통 사망자료를 함께 분석했다.
주요 앨범이 공개된 날 미국 상위 200곡의 하루 평균 스트리밍 횟수는 약 1억2330만 회로, 발매 전후 10일의 평균 8610만 회보다 43% 높았다. 같은 날 조정된 교통사고 사망자는 평균 139.1명으로 주변 날짜의 120.9명보다 18.2명 많았으며 상대적으로는 약 15.1%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기간 미국 교통사고 사망자 자료에는 총 23만3809명이 포함됐다. 발매일과 관련한 사망 증가 폭은 40세 미만 운전자와 남성 운전자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고, 2016년 이후 생산된 차량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갖춘 차량에서도 차이가 관찰됐다.
다만 음악 스트리밍 자체가 교통사고를 일으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진도 이번 연구에서 개별 운전자가 사고 당시 실제로 스마트폰을 조작했는지 확인하지 못했으며, 온라인 음악 이용 증가와 사망 증가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여러 추가 분석에서도 요일이나 휴일, 계절적 이동량만으로 결과가 설명되지는 않았다고 보고했다.
중요한 것은 운전 중 음악을 듣는 행위 자체보다 원하는 노래를 검색하거나 화면을 넘기고 재생목록을 변경하는 과정이다. 연구진은 스트리밍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에 스마트폰을 통한 운전자 주의분산이 가능한 설명 가운데 하나라고 제시했다. 최근 차량은 휴대전화와 연결되는 기능이 늘어나면서 운전 중 화면을 직접 보지 않더라도 메뉴 선택이나 조작 과정에서 주의력이 분산될 수 있다.
운전을 시작하기 전에 재생목록을 정해두고 주행 중에는 휴대전화 조작을 최소화하는 습관이 현실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다. 특히 길이 복잡하거나 교차로가 많은 구간, 고속주행 중에는 음악 변경을 위해 잠깐 시선을 돌리는 행동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음악을 듣고 있다는 사실보다 운전 이외의 행동에 시각과 손, 판단력이 얼마나 분산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스트리밍과 교통사망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이어서 국내 교통환경에 동일한 수치를 적용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을 전화나 문자에만 한정해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편리한 차량 연결 기능이 늘어날수록 운전자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기능이 아니라 주행 중 불필요한 조작을 줄이는 습관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