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와 머리카락, 눈의 색소가 부족해 시력 저하를 동반하는 희귀 유전질환 알비노증에서 기존 치료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안연구소 연구진이 진행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대사질환 치료제로 사용되던 약물이 일부 알비노증 환자의 멜라닌 생성을 증가시키는 신호를 보인 것이다.
이번 연구는 눈과 피부에 멜라닌이 부족한 안피부백색증 1B형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알비노증은 멜라닌 생성에 필요한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으로, 특히 1B형은 멜라닌 합성에 중요한 효소가 부분적으로만 기능하는 것이 특징이다. 멜라닌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와 눈을 보호할 뿐 아니라, 정상적인 시각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성인 남녀 5명을 대상으로 약 18개월간 관찰을 진행했다. 이 중 12개월 동안은 니티시논이라는 약물을 매일 복용하게 했고, 이후 6개월은 약물 없이 경과를 살폈다. 그 결과, 약물을 복용하는 동안 대부분의 참여자에서 피부와 모발 색이 약간 어두워지는 변화가 관찰됐다. 일부에서는 햇빛 노출 후 피부 색 변화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눈 속 멜라닌 증가나 시력 개선과 같은 뚜렷한 임상적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대상자가 성인이었고, 현재 사용 가능한 영상 기술로는 미세한 홍채 색소 변화를 감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청소년이나 더 어린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시각 발달과 관련된 변화가 더 분명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