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거울을 보면 얼굴에 핏기가 없고, 평소보다 계단 몇 개만 올라도 숨이 가쁘고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 든다면 빈혈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빈혈은 특정 질환명이 아니라 혈액 속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진 상태를 뜻하며,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에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빈혈은 혈액 속 적혈구 수나 적혈구 안의 헤모글로빈 양이 정상보다 줄어든 상태를 말한다. 헤모글로빈은 폐에서 받은 산소를 온몸 조직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이 떨어지면 몸 곳곳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다양한 전신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대표적인 빈혈 증상으로는 쉽게 피로해지는 느낌, 가벼운 움직임에도 숨이 차는 호흡곤란, 어지럼증과 두통, 얼굴과 손톱이 평소보다 창백해 보이는 안색 변화 등이 꼽힌다.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두근거리는 느낌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정도가 심해지면 손발톱이 얇아지고 잘 갈라지거나, 입꼭지가 트는 구각염, 혀가 매끈해지면서 화끈거리는 설염,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많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집중력 저하나 성장 지연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빈혈이 심해지면 손발톱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빈혈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은 철분이 부족해 생기는 철결핍성 빈혈로, 월경량이 많은 여성이나 임신부, 성장기 청소년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식사를 통한 철분 섭취가 충분하지 않거나 흡수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철분뿐 아니라 비타민B12나 엽산이 부족해도 빈혈이 생길 수 있으며, 신장질환이나 염증성 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빈혈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위장관 출혈처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만성 출혈이 원인인 경우도 있어 원인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한혈액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는 피로감이나 어지럼증 같은 증상만으로 빈혈 여부를 자가 진단하지 말고, 혈액검사를 통해 헤모글로빈 수치와 적혈구 지표, 철분 수치 등을 확인할 것을 권고한다. 증상의 원인을 찾기 위해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특히 피로감이나 어지럼증은 빈혈뿐 아니라 갑상선 질환, 당뇨, 심장질환 등 다른 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증상만 보고 철분제나 영양제를 임의로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철분이 과다하게 축적되면 오히려 간 등 장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철분이 풍부한 식단이 빈혈 관리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빈혈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철분이 풍부한 붉은 살 고기, 간, 달걀, 시금치, 콩류 등을 식단에 꾸준히 포함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철분은 비타민C와 함께 섭취하면 체내 흡수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식사 때 과일이나 채소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반면 커피나 차에 들어 있는 탄닌 성분은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식사 직후보다는 시간을 두고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휴식도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어지럼증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숨 가쁨과 가슴 두근거림이 반복되고, 평소보다 얼굴이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생리량이 많은 여성이나 소화기 출혈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