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휴먼라이제이션(pet humanization)’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영양제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보호자 중에는 자신이 복용하는 비타민이나 오메가3를 반려동물에게도 ‘조금씩 나눠주면 좋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수의학적으로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사람용 영양제와 반려동물 전용 영양제는 구성 성분부터 대사 과정, 체내 흡수율까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과 동물은 영양소의 필요량과 해독 능력이 다르다. 예를 들어 비타민 D는 사람에게는 뼈 건강과 면역 기능에 중요한 영양소이지만, 고양이나 개에게 과량이 섭취될 경우 혈중 칼슘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신장 손상이나 구토, 식욕부진을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 A 역시 사람에게는 항산화 효과가 있지만, 고양이에게 과도하게 투여되면 뼈 변형이나 관절 통증, 간 기능 이상을 초래한다. 이런 이유로 수의학에서는 ‘사람용 영양제는 반려동물에게 절대 금지’라는 원칙이 확고하다.
또한 사람용 영양제에는 동물에게 독성이 있는 부형제가 포함된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자일리톨과 같은 인공감미료다. 사람에게는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지만, 개에게는 치명적인 간 손상과 저혈당을 일으킨다. 실제로 미국동물중독통제센터(ASPCA)는 자일리톨 중독이 개의 응급실 내원 원인 중 상위권에 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호자가 무심코 준 한 알의 비타민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용 영양제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 건강상태와 식습관에 따른 맞춤형 보충’이다. 대부분의 시판 사료에는 기본적인 필수 영양소가 이미 균형 있게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추가 영양제는 특정 목적이 있을 때만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관절 건강이 걱정되는 노령견은 글루코사민·콘드로이틴 제품을, 모질이 푸석한 고양이는 오메가3나 비오틴이 함유된 제품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제품도 반드시 수의사 상담을 거쳐 적정 용량을 확인한 뒤 투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