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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마시는 탄산수, 치아는 이미 병들고 있다

청량감에 속은 습관 매일 탄산수 마시면 치아가 먼저 무너진다

강세영기자|입력 |조회 5
물처럼 마시는 탄산수, 치아는 이미 병들고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무설탕이고 칼로리도 없어 다이어트나 건강 관리용으로 탄산수를 ‘물처럼’ 즐겨 마시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갈증 해소와 포만감을 이유로 하루 수 차례 탄산수를 섭취하는 이들이 많은데, 문제는 그 청량한 습관이 치아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입 안에서는 단맛이 없어도, 탄산수는 산성 음료에 속하며 치아를 부식시키는 주범이 될 수 있다.


탄산수는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만들어진 것으로, 그 과정에서 탄산(H₂CO₃)이 생성되며 pH가 낮아져 산성이 된다. 일반 생수의 pH가 7.0 전후인 데 반해, 탄산수는 보통 pH 3~4 수준으로, 치아 법랑질이 손상되기 시작하는 산도(pH 5.5 이하)에 해당한다. 지속적으로 산성 환경에 노출되면 법랑질이 약해지고, 마모되며, 내부의 상아질이 노출되어 시린이와 충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운동 후, 갈증이 날 때, 식사 사이 사이에 탄산수를 반복적으로 마시는 습관은 침의 중화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도 전에 입 안을 산성 환경에 계속 노출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탄산수에 레몬향, 자몽향 등 과일 산을 첨가한 제품은 산도가 더 낮고 부식 위험도 크다. 이러한 환경이 반복되면 치아 표면이 매끄럽지 못하고 거칠어지면서 충치균이 붙기 쉬운 상태로 변하게 된다.


젊은 층이나 다이어터들 사이에서 ‘건강한 탄산’이라며 무의식적으로 하루에 4~5캔 이상 탄산수를 마시는 사례도 많은데, 이는 마치 하루 종일 산성 음료로 입 안을 헹구는 것과 마찬가지다. 설탕이 없다고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게다가 치아 법랑질은 손상되면 다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한번 부식되면 되돌릴 수 없다.


그렇다고 탄산수를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빈도와 음용 방법이다. 탄산수를 마신 후에는 물로 입을 헹궈주고, 바로 양치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산에 의해 부드러워진 법랑질이 칫솔에 의해 더 쉽게 마모될 수 있기 때문이다. 30분 정도 후에 부드러운 칫솔로 양치하거나, 입 안에 무가당 껌을 씹어 침 분비를 유도하는 것도 중화 작용에 도움이 된다.


탄산수는 ‘건강한 대체 음료’처럼 보이지만, 자칫하면 치아 건강을 갉아먹는 조용한 파괴자가 될 수 있다. 청량감 이면에 숨은 산성의 위협을 인식하고, 올바른 음용 습관으로 입 속 건강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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