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동료가 세탁물을 꺼내려다 허리를 뒤로 젖히는 순간 다리까지 찌릿하게 저려서 놀랐다고 말을 건넸습니다. 허리를 뒤로 젖히면 아프고 다리까지 저려요 라는 호소는 유난히 환절기에 자주 들립니다. 기온이 오르내리고 공기가 건조해지는 시기에 통증이 더 또렷해진다고 느끼는 경우가 흔합니다.
젖히면 저린 다리, 유독 조심해야 할 상황
허리를 뒤로 펼 때 다리까지 저린 느낌이 함께 온다면 단순한 근육통과는 결이 다릅니다. 특히 50대 이후 연령대이거나,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다리가 무겁고 저려지다가 허리를 숙이면 오히려 편해지는 경우라면 척추 신경이 압박되는 신호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실외에서 장시간 서서 일하는 분, 새벽이나 밤에 운동하는 분, 보온이 약한 작업복을 입고 기온차가 큰 환경에 자주 노출되는 분이라면 증상이 평소보다 자주,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가 식으면 신경 통로를 보호하는 완충 작용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커지는 신체 구조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은 척추뼈 사이의 통로를 순간적으로 더 좁아지게 만듭니다. 이미 황색인대가 두꺼워져 있거나 척추 사이 디스크가 눌려 있는 상태라면 신경 쪽으로 가는 압박이 한층 커지면서 다리 쪽 저림과 통증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전방전위증처럼 위아래 척추뼈가 어긋나 있는 경우도 허리를 펼 때 후관절에 걸리는 힘이 커져 통증과 저림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저림의 범위와 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큽니다. 실제로 성인 분리성 전방전위증에서 미끄러짐이 진행된 사례들을 모아 본 연구에서는 진행 정도가 9~30%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Spine」에 실린 후향 연구(Floman, 2000)에서 성인 분리성 전방전위증 진행이 확인된 18명(32~55세, 남녀 각 9명)의 미끄러짐 진행은 9~30%(평균 14.6%)로 2~20년(평균 6.8년)에 걸쳐 나타났고 심한 추간판 변성과 동반되었다. 18명 중 14명이 수술을 받았다. 진행 사례만 모은 소규모 연구이므로 성인에서의 진행 빈도를 대표하지 않는다.[1]
환절기 기온차와 건조한 공기가 증상을 끌어올리는 이유
기온이 뚝 떨어지는 날에는 허리와 다리 쪽 혈관이 수축하면서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듭니다. 혈류가 줄면 근육은 평소보다 뻣뻣해지고, 뻣뻣해진 근육은 신경 통로 주변을 더 세게 눌러 저림을 키우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이런 변화가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됩니다.
건조한 실내 공기와 난방도 영향을 줍니다. 난방을 세게 틀면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체내 수분 손실이 늘고,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집니다. 어깨를 움츠리고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힌 자세로 오래 앉아 있다가 갑자기 허리를 펴는 동작을 하면 평소보다 통증이 크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는 걷기나 스트레칭 같은 실외 활동을 거르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기 쉽습니다. 움직임이 줄면 허리 주변 근육의 지지력이 떨어지고 오히려 통증이 더 자주 나타나는 역설적인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아침에 눈을 뜨고 기지개를 켜듯 허리를 확 뒤로 젖히다가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를 유독 자주 접하게 됩니다. 자고 일어난 직후는 근육과 인대가 밤새 식어 하루 중 가장 뻣뻣한 시간대이므로, 바로 허리를 크게 펴기보다 이불 속에서 무릎을 가슴 쪽으로 가볍게 당기며 몸을 먼저 데우는 동작이 더 안전합니다.
집에서 확인하는 신경성 파행 자가 점검
다음 항목을 하나씩 체크해 보면 증상의 성격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림이 어디까지, 어떤 조건에서 나타나는지를 기록해 두면 추이를 파악하기 쉬워집니다.
- 걷다가 다리가 저려 멈춰 서야 하는 거리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 허리를 숙이거나 쪼그려 앉으면 저림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 저림이 한쪽 다리에만 오는지, 양쪽 다리에 모두 오는지 범위가 다르다
- 추운 아침이나 찬 바람을 쐰 뒤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
- 오래 서 있을 때보다 걸을 때 더 심해진다
- 저림이 무릎 아래, 발끝까지 내려가는지 확인한다
날씨 변화에 대비하는 생활관리, 단계별로
환절기에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생활 습관을 조정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실내 온도 20~22도, 습도 40~60% 범위를 지키는 것이 기본입니다.
- 기상 직후 5~10분, 40도 전후의 온열 팩으로 허리 주변을 데운 뒤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 실내 온도는 20~22도, 습도는 40~60% 범위로 맞춰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되지 않도록 합니다.
- 외출 시 기온이 전날보다 5도 이상 떨어지는 날에는 허리를 덮는 내복이나 복대로 보온합니다.
-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하루 2~3회, 회당 10~15분씩 나누어 걷고,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는 실내 걷기로 대체합니다.
- 저림이 심할 때는 벤치나 난간에 상체를 숙여 2~3분 쉬었다가 다시 움직입니다.
온열·냉찜질·스트레칭, 상황에 따라 다르게 선택하기
증상 관리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상황에 따라 더 맞는 방법이 다릅니다.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며 붓고 열감이 느껴지는 날에는 냉찜질이 먼저 맞고, 평소 뻣뻣함이 주된 만성적인 상태라면 온열요법과 가벼운 스트레칭이 더 맞습니다.
다만 자가관리로 통증이 줄었다고 해서 척추 구조 자체가 되돌아간 것은 아닙니다. 영상에서 전위나 협착이 확인돼도 증상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좋아지는 경우도 있어, 구조적 변화와 통증의 정도가 항상 같이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여러 연구를 모은 분석에서는 기존에 있던 퇴행성 전방전위증이 수년간 더 미끄러진 경우가 12~34%였고, 나머지 다수는 영상상 뚜렷한 진행 없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는 영상 소견의 변화이며 통증 강도와는 별개로 해석해야 합니다.[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