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오래 했는데도 전자레인지는 그냥 데우기만 되면 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예전엔 제일 작은 거, 제일 싼 거만 골랐어요. 근데 이사하면서 한 번은 좀 큰 걸로 샀어요. 가격도 전에 쓰던 것보다 훨씬 세서 결제할 때 손이 좀 떨리더라고요 ㅠㅠ 혼자 사는데 이렇게까지 필요한가 싶었고요.
근데 써보니까 생각보다 너무 자주 손이 가는 거예요. 일단 안이 넓으니까 큰 접시 그대로 들어가고, 유리 밀폐용기 넣을 때 삐끗삐끗 안 해서 좋았어요. 전엔 볶음밥 같은 거 데울 때 중간이 차갑고 가장자리만 뜨거운 경우가 많았는데, 이건 그런 게 덜해서 괜히 기분이 편안했어요. 별거 아닌데 하루에 한두 번씩 쌓이니까 은근 다르더라고요.
제가 식물 키우는 걸 좋아해서 주말엔 화분 손보다가 밥을 자주 놓치는데, 그럴 때 남은 국이나 밥 빨리 데워 먹기 좋으니까 생활 흐름이 안 끊겨요. 작은 가전 하나 바꿨을 뿐인데 밥 먹는 게 덜 귀찮아졌달까... 혼자 살면 이런 게 진짜 크잖아요 ㅋㅋ 누가 대신 챙겨주는 것도 아니니까요.
사실 살 때는 좀 사치 같았어요. 전자레인지가 다 거기서 거기지 싶었는데, 저는 이건 만족 쪽이에요. 화려한 기능은 아직도 잘 안 써요. 근데 넉넉한 크기랑 데울 때의 안정감? 그게 매일 조용히 편해서 돈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오히려 예전처럼 작은 거 샀으면 또 금방 답답했겠다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