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저도 제가 이럴 줄 몰랐는데요, 요즘 제일 재밌는 게 동네 장보기 루트 짜는 거예요. 원래는 그냥 생필품 싸게 사는 거 좋아하는 정도였는데, 한 번 재미 붙이니까 거의 게임처럼 하게 되더라고요. 인천 쪽에서 자취하다 보니 대형마트, 동네마트, 올영, 다이소, 앱 특가까지 동선이 은근 다양하잖아요. 그래서 퇴근길마다 “오늘은 어디가 휴지 제일 싸지”, “세제는 쿠폰 먹이면 온라인이 이득인가” 이런 거 비교하는 게 요즘 소소한 낙이에요.

예전엔 귀찮아서 한 군데서 몰아 샀는데, 지금은 품목별로 보는 눈이 좀 생겼어요. 예를 들면 물티슈는 행사 묶음으로 사고, 주방세제는 리필형 단가 보고, 샴푸는 무조건 1+1 뜰 때만 기다렸다가 사는 식이요. 얼마 전에 키친타월이랑 세탁세제랑 지퍼백을 각각 다른 데서 샀는데, 계산해 보니까 생각보다 차이가 꽤 나서 괜히 혼자 뿌듯했어요. 돈 크게 버는 건 아닌데, 이런 거 한 번 잘 사두면 한동안 든든하잖아요. 자취하는 사람들한텐 이런 만족감 좀 크지 않나요.

웃긴 건 제가 이제 가격을 외우고 있다는 거예요. 원래 얼마쯤 해야 안 비싼지 감이 생기니까, 괜히 급하게 안 사게 되고 충동구매도 덜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할인 붙어 있으면 무조건 혹했는데, 지금은 “이거 진짜 할인 맞나?”부터 보게 됐어요. 그래서인지 집에 쓸데없는 재고가 쌓이는 것도 좀 줄었고요. 대신 문제는 너무 재미 붙여서 필요 없는 날에도 앱 열어본다는 거… 거의 취미 맞죠 이 정도면.

혹시 여기 자취하시는 분들 중에 저처럼 이런 거 재밌어하는 분 있나요? 생필품이나 식재료 살 때 “이건 이때 사야 한다” 싶은 본인만의 기준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저는 요즘 휴지, 세제, 냉동식품 쪽만 감이 오고 나머지는 아직도 헤매요. 괜히 이런 얘기하면 별거 아닌데, 자취 생활에서는 이런 소소한 재미가 은근 오래 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