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이 너무 휑해 보여서 큰맘 먹고 셀프 인테리어 한 달 정도 해봤어요. 원래는 핀터레스트 같은 데서 예쁜 방 사진만 잔뜩 저장해두는 아이디어형 인간이었는데, 막상 제 방에 적용하려니까 완전 다른 문제더라고요. 처음엔 러그 하나 깔고 조명 바꾸면 끝날 줄 알았는데, 막상 시작하니까 가구 위치, 수납, 동선, 색 조합까지 다 연결돼 있어서 생각보다 손볼 게 많았어요. 그래도 하나씩 바뀌는 거 보니까 은근 재밌긴 했어요.
한 달 해보고 제일 크게 느낀 건 예쁜 것보다 불편하지 않은 게 먼저라는 거였어요. 처음엔 무조건 감성 위주로 가고 싶어서 작은 테이블, 오픈형 수납, 밝은 색 패브릭 위주로 넣었는데 며칠 지나니까 청소가 귀찮고 물건이 자꾸 밖으로 보여서 오히려 더 정신없어 보이더라고요. 결국 예쁜 소품 몇 개는 빼고, 자주 쓰는 물건은 숨길 수 있게 정리했더니 훨씬 살기 편해졌어요. 사진으로 볼 때 예쁜 방이랑 실제로 살기 좋은 방은 좀 다르다는 걸 이제 알겠네요.
그리고 비용도 은근 함정이었어요. 큰 가구보다 자잘한 게 계속 나가더라고요. 후크, 전선 정리용품, 수납바구니, 조명 전구, 패브릭류 이런 게 하나하나 살 땐 별거 아닌데 합치면 꽤 커요. 그래서 지금은 무조건 한 번에 바꾸기보다 한 공간씩 하는 게 낫다고 느꼈어요. 저는 침대 주변부터 정리하고, 그다음 책상 쪽 손보고, 마지막에 소품 얹는 식으로 했는데 이 순서가 덜 후회됐어요. 특히 수납 먼저 잡는 게 초보한테는 제일 도움 될 수 있어요.
좋았던 점도 분명 있었어요. 집에 들어왔을 때 예전보다 덜 지저분해 보이고, 그냥 누워 있을 때도 내가 손본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묘하게 애착이 생기더라고요. 반면에 예상보다 시간 많이 들고, 주말 반나절은 그냥 순식간에 사라져요. 혹시 저처럼 이제 막 시작하는 분 있으면 처음부터 완성된 방 만들 생각보다 불편한 부분 하나씩 고치는 식으로 해보는 거 추천해요. 저도 아직 진행형이라 그런데, 다른 분들은 한 달쯤 했을 때 뭐가 제일 만족도 컸는지 궁금해요. 조명, 수납, 패브릭 중에 어디부터 손대는 게 제일 체감 컸는지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