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시작하고 나서 괜히 식당 들어가는 게 좀 어색했거든요. 특히 저녁 시간대에 사람 바글바글한 곳은 더 그랬고요. 그래서 이번 달은 그냥 마음먹고 혼밥이랑 동네 맛집 탐방을 제대로 해봤어요. 처음 며칠은 메뉴판 보는 척하면서 괜히 휴대폰만 만지작거렸는데, 일주일쯤 지나니까 오히려 둘 이상일 때보다 편한 점이 더 잘 보이더라고요. 내가 먹고 싶은 거 바로 정할 수 있고, 국밥집에서 김 올라오는 뚝배기 앞에 앉아 천천히 한 숟갈 뜨는 그 순간이 생각보다 꽤 좋았어요. 뜨끈한 국물 한입 들어가면 하루 피로가 스르르 풀리는 느낌 있잖아요.
맛집도 같이 갈 때랑 혼자 갈 때 느낌이 좀 다르더라고요. 여럿이 가면 분위기랑 대화 때문에 지나쳤던 게, 혼자 가니까 음식 자체에 더 집중돼요. 불향 제대로 입은 제육볶음, 가장자리 바삭하게 익은 만두, 씹을수록 고소한 들기름 막국수 같은 게 유난히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어요. 대신 단점도 있긴 했어요. 메뉴를 여러 개 못 시키는 게 제일 아쉽고, 웨이팅 긴 집은 혼자 서 있으면 괜히 뻘쭘한 순간이 생겨요. 그래도 회전 빠른 곳이나 바 테이블 있는 집 위주로 가면 훨씬 편했어요.
의외였던 건 돈이 덜 들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진 않다는 점이었어요. 혼자 먹으면 1인분만 시키니까 단순 계산으론 덜 나갈 것 같은데, 맛있다는 집 보이면 디저트까지 챙기고 싶고, “여기까지 왔는데” 하면서 사이드 하나 더 추가하게 되더라고요. 대신 남 눈치 안 보고 내 속도대로 먹는 건 확실히 만족도가 컸어요. 혼자 밥 먹는 시간이 외로운 시간이 아니라, 하루 정리하는 시간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고요. 기분이 가라앉은 날엔 이런 루틴이 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결론은 저는 앞으로도 혼밥 계속할 것 같아요. 다만 완전 인기 많은 집은 애매한 시간대에 가는 게 훨씬 낫고, 1인 손님 편한 구조인지 보는 것도 중요했어요. 자취하시는 분들 중에 아직 혼밥 어색한 분 있으면 진짜 한 번만 꾸준히 해보세요. 처음만 넘기면 생각보다 되게 자유롭습니다. 혹시 1인 손님 편한 식당 고르는 기준 따로 있으세요? 저는 요즘 바 자리 있거나 메뉴 나오는 속도 빠른 집부터 보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