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하면 애랑 보내는 시간이 늘어서 힘들어도 뿌듯할 줄만 알았거든요. 근데 막상 들어와 보니까 진짜 예상 밖으로 제일 고민되는 건 인간관계네요. 아기는 울다가 자고 저는 분유 타다가 멍 때리는데, 그 사이에 제 주변 관계들이 조금씩 어색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회사 사람들은 “좋겠다 쉬어서” 이런 농담 반 진담 반 던지는데, 웃으면서 넘겨도 묘하게 찔릴 때가 있고요. 쉬는 거였으면 왜 저는 하루 끝나면 체력이 바닥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친구들도 좀 갈려요. 애 없는 친구들은 제가 약속을 자꾸 못 맞추니까 슬슬 연락 텀이 길어지고, 애 있는 친구들은 또 나름대로 자기 집 전쟁 중이라 서로 안부만 묻고 끝나고요. 예전엔 그냥 퇴근하고 맥주 한잔하면서 별 얘기 다 했는데, 요즘 제 대화 주제는 수유 텀, 이유 없이 우는 시간대, 기저귀 할인 이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더라고요. 저도 압니다. 재미없는 거. 저 스스로도 가끔 “나는 언제부터 사람 만나서 똥 얘기를 이렇게 진지하게 하게 됐지?” 싶어요.
제일 조심스러운 건 아내 쪽이랑 제 쪽 가족 사이 균형 맞추는 거예요. 육아휴직 중이니까 제가 더 여유 있어 보이는지 여기저기서 부탁이나 기대가 은근 생기더라고요. 누구는 자주 얼굴 보자 하고, 누구는 왜 연락이 뜸하냐 하고, 또 누구는 애는 이렇게 키워야 한다 조언을 주는데 그게 쌓이면 웃다가도 살짝 지칩니다. 물론 다 애정에서 하는 말인 건 아는데, 듣는 날 컨디션에 따라 위로가 되기도 하고 압박이 되기도 해서요. 괜히 예민하게 받아치는 날엔 집에 와서 혼자 반성도 합니다.
혹시 저처럼 육아휴직하면서 인간관계가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진 분 있나요? 제가 너무 혼자만의 생각에 잠긴 건지, 다들 비슷하게 겪는 건지 궁금하네요. 저는 요즘 “멀어진 게 아니라 잠깐 생활 리듬이 달라진 거다”라고 생각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다만 또 관계라는 게 가만두면 진짜 멀어지기도 하니까, 어느 선까지 먼저 챙겨야 하는지도 고민입니다. 다른 분들은 친구나 가족, 회사 사람들이랑 거리 조절 어떻게 하셨는지 좀 듣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