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낳기 전에는 인간관계가 힘들어도 그냥 적당히 넘기면 됐거든요. 근데 요즘은 신생아 돌보느라 잠도 못 자고 하루종일 정신이 없다 보니까 예전처럼 사람들 기분까지 세심하게 못 챙기겠어요. 답장 늦는 것도 너무 당연해졌고, 누가 서운하다는 티를 내면 저도 괜히 더 마음이 무겁고요. 저는 나름대로 버티고 있는 건데, 주변에서는 왜 연락이 없냐, 왜 모임에 안 나오냐 이런 말이 생각보다 콕콕 박히네요.

특히 결혼하고 아기까지 낳으니까 친구들이랑도 조금씩 결이 달라지는 느낌이에요. 미혼 친구들은 당연히 제 상황을 다 알기 어렵고, 또 저는 친구들 얘기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싶은데 솔직히 수유 한 번 하고 기저귀 갈고 재우고 나면 머리가 하얘져서 대화할 힘이 없어요. 그래서 대충 답했다가 저도 민망하고, 상대도 서운해하는 것 같고요. 반대로 육아한 친구들은 너무 잘 아니까 위로가 되기도 하는데, 또 비교 아닌 비교를 듣게 되면 그것도 은근 상처예요. 누구는 백일 전부터 외출 잘했다, 누구는 혼자서도 잘했다 이런 얘기 들으면 제가 유난 떠는 사람 같아 보여서요.

가족 관계도 쉽지 않네요. 도움 받으면 감사한데, 도움 받는 만큼 간섭도 같이 따라오는 느낌이라 마음이 복잡해요. 아기 키우는 방식에 대해 한마디씩 얹는 것도 지금은 예민해서 그런지 다 크게 들리고요. 저도 좋게좋게 넘기고 싶은데 컨디션이 바닥이다 보니 한 번씩 욱하고, 그러고 나면 또 제가 못된 사람 된 것 같아서 혼자 자책하게 돼요. 남편한테도 괜히 서운한 게 쌓이는데, 이게 사람 자체가 미운 건 아닌데 제 여유가 없어져서 다 버겁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요.

혹시 저처럼 아기 낳고 나서 인간관계가 제일 힘들었던 분들 계셨나요?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졌는지 궁금해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건지, 아니면 이 시기엔 어느 정도 당연한 건지 헷갈리네요. 요즘은 관계를 넓히는 것보다 상처 덜 받고 조용히 지내는 게 맞나 싶다가도, 이렇게 계속 멀어지면 나중에 더 어색해질까 봐 걱정돼요. 다들 이 시기 어떻게 지나오셨는지, 거리 조절을 어떻게 하셨는지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