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 시작하고 나서 제일 예상 못 했던 고민이 인간관계였어요. 웨딩홀, 스드메, 예산 이런 건 바쁘고 피곤해도 어떻게든 정리하면 되는데 사람 마음은 정리가 안 되더라고요. 원래 저는 뭐든 미리 알아보고 비교하고 엑셀로 정리하는 스타일이라 결혼 준비도 그런 식으로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는 그걸 예민하게 보는 사람도 있고 유난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서 좀 속상했어요. 저는 그냥 덜 후회하려고 챙기는 건데, 듣는 입장에서는 제가 너무 결혼에만 빠져 있는 사람처럼 보였나 싶기도 하고요.

특히 친한 친구들 반응이 생각보다 제각각이라 당황스러웠어요. 어떤 친구는 진심으로 같이 기뻐해주고 먼저 체크리스트도 물어봐주는데, 어떤 친구는 제가 청첩장 얘기만 꺼내도 벌써부터 피곤하다는 식으로 받아치더라고요. 처음엔 제가 너무 예민한가 했는데, 몇 번 비슷한 반응이 쌓이니까 괜히 말 꺼내기가 조심스러워졌어요. 반대로 또 어떤 친구는 지나치게 참견하는 스타일이라 예식장부터 혼수까지 자기 기준으로 말해서 그것도 스트레스였고요. 축하받아야 할 시기인데 사람 눈치부터 보게 되는 게 좀 씁쓸했어요.

가족 쪽도 편하지만은 않더라고요. 원래는 좋게 좋게 가고 싶었는데, 예산이나 예단 같은 얘기 나오면 각자 기준이 다르니까 말 한마디에도 분위기가 묘해져요. 저는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해서 설명하는 편인데도 누군가는 차갑다고 느끼고, 또 누군가는 왜 그렇게까지 맞춰주냐고 하고요. 중간에서 조율하는 입장이다 보니 어느 쪽 말을 들어도 완전히 편한 쪽이 없어요. 결혼 준비가 둘만의 일이 아니라는 말이 이런 뜻이구나 싶었어요.

요즘은 그냥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키려는 생각을 조금 내려놔야 하나 싶어요.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서 다 같은 속도로 축하해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바쁜 만큼 남도 내 결혼에 큰 관심 없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덜 서운한 것 같아요. 혹시 저처럼 결혼 준비하면서 친구나 가족이랑 미묘하게 거리감 느껴졌던 분들 있나요? 이런 시기에는 어느 정도 선을 긋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제가 너무 사람관계까지 깔끔하게 정리하려는 건지, 다들 어떻게 지나갔는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