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오십 넘어서 이런 얘기 쓰는 것도 좀 웃기긴 한데, 요즘 진짜 자꾸 드는 생각이 결혼은 사랑보다 타이밍이 더 컸던 거 같아요. 누굴 엄청 좋아해서 못 잊는 게 아니라 그때 내가 덜 지쳐 있었고, 덜 꼬여 있었고, 누굴 받아들일 마음이 있었냐 없었냐 그 차이였던 듯... 지금 생각하면 사람 놓친 게 아니라 시간 놓친 거 같아서 더 씁쓸함 ㅠㅠ

젊을 땐 조건 따지는 사람들 보면 정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막상 나이 먹고 보니까 다들 자기 살기 바빠서 조건 볼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게 돈일 수도 있고 건강일 수도 있고 성격일 수도 있고. 근데 또 그렇게 재고 따지다 보면 마음 움직이는 순간은 지나가 있음. 참 웃겨요. 머리로 고른 사람은 안 끌리고, 마음 가는 사람은 현실이 안 맞고ㅋㅋ

가끔은 그냥 누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보다도, 예전처럼 누군가를 좋아할 힘이 내 안에 아직 남아 있나 그게 더 무섭습니다. 설레는 것도 귀찮고, 맞춰가는 것도 피곤하고, 그래놓고 혼자 있으면 또 허전하고. 이게 뭔가 싶네요. 다들 잘 사는 척은 하는데 속은 비슷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결혼 못 한 게 실패는 아닌데, 계속 괜찮은 척하는 건 좀 지칩니다. 솔직히 말하면 부럽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그래요. 나는 왜 이렇게 애매하게 남았나 싶고. 누구 하나 만나서 마음 편히 얘기하고 싶다가도, 또 상처받기 싫어서 먼저 선 긋고... 아 진짜 연애가 뭐라고 사람을 이렇게 꼬아놓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