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짜 느끼는 건데 연애가 어려운 이유가 꼭 내가 못나서만은 아닌 거 같음. 물론 그것도 없진 않음. 없다고 하면 양심 없고. 근데 집에만 들어오면 사람이 갑자기 자신감이 바닥을 침. 밖에서는 나름 멀쩡하게 회사도 가고 친구들이랑 웃고 떠드는데, 집에서 가족들이 하는 말 몇 마디 듣고 나면 내가 무슨 하자 있는 중고 가전 된 느낌임.

예를 들면 엄마는 걱정된다고 하면서 “너는 왜 이렇게 무뚝뚝하냐, 여자들이 안 좋아하겠다” 이런 말 툭 던지고, 아빠는 장난 반 진담 반으로 “네 성격에 누가 버티겠냐” 이럼. 처음엔 그냥 웃어넘겼는데 이게 누적되니까 소개팅 나가기 전에도 괜히 쫄게 됨. 나도 사람 만날 때 어색한 거 알거든. 근데 집에서까지 계속 그런 식으로 들으니까, 이미 시작도 전에 자존감이 반쯤 접혀 있음. 밖에선 소개팅 한 번 해보려는 20대 남자고, 집에선 아직도 뭐 하나 부족한 아들 1호 같은 느낌이라 갭차이가 너무 큼.

더 웃긴 건 가족들은 악의는 없다는 거임. 진심으로 걱정해서 하는 말인 것도 알겠음. 그래서 더 답답함. 차라리 대놓고 시비 걸면 “아 예” 하고 말 텐데, 사랑이 섞인 잔소리는 받아치기도 애매하잖아. 괜히 예민하게 굴면 또 “말도 못 하냐” 모드 들어감. 그래서 그냥 방에 들어와서 누워 있는데, 그때부터 혼자 별 생각 다 함. 내가 진짜 이상한 건가, 내가 연애를 못하는 이유가 다 보이는 건가. 이렇게 생각하다가도 또 다음날 되면 배달앱 보면서 “치킨이나 시키자, 연애는 다음 생에” 이러고 있음.

혹시 여기 갤 형들도 가족 때문에 연애 쪽으로 더 위축된 적 있음? 그냥 독립이 답인지, 아니면 한 번쯤 진지하게 선을 그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음. 가족이랑 사이 나쁜 건 아닌데, 가까워서 더 답답한 순간이 있네. 나만 이런 거면 그것도 좀 슬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