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요리 시작할 때 저도 괜히 칼부터 찾아봤었어요. 방송에서 칼질 멋있게 하니까 그게 먼저인 줄 알았거든요. 근데 집에서 막상 해보니까 진짜 차이 나는 건 칼보다 팬이더라고요. 칼은 좀 서툴러도 어떻게든 썰리는데 팬이 애매하면 계란 하나도 스트레스 받아요 ㅠㅠ
예전에 싼 코팅팬 하나 아무 생각 없이 샀다가 완전 데였어요. 불 올리면 열이 가운데만 확 올라와서 계란은 한쪽만 타고, 볶음밥은 눌어붙고, 고기는 겉만 벌써 까매지는데 안은 덜 익고. 그때는 제가 못하는 줄 알았죠. 근데 팬 바꾸고 나서 똑같은 재료, 똑같은 손인데 결과가 아예 달라졌어요. 좀 허무했음 ㅋㅋ
입문이면 비싼 거까지는 필요 없고, 너무 가벼운 팬만 피하면 되더라고요. 저는 바닥이 어느 정도 두께 있는 코팅팬으로 바꿨는데 불 올렸을 때 열이 좀 고르게 퍼져서 훨씬 편했어요. 특히 계란요리 할 때 차이 바로 납니다. 스크램블이든 프라이든 괜히 자신감 붙어요. 초반엔 이런 성공 경험이 진짜 큼. 한 번 덜 망해야 또 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팬 바꾼 뒤에 제일 크게 달라진 건 불 세기 습관이었어요. 예전엔 자꾸 센 불부터 켰는데, 괜히 더 빨리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팬 예열 조금 하고 중불로 가는 쪽이 훨씬 안정적이었어요. 냄새도 덜 나고 설거지도 덜 빡세고. 요리 못하는 사람 특유의 "일단 세게" 이게 은근 사고 많이 침... 저 얘기임 ㅠㅠ
그래서 입문하는 분 있으면 저는 칼 세트니 조미료 잔뜩이니 그런 얘기 안 하고 팬부터 보라고 해요. 주방에서 제일 자주 잡는 게 팬인데 그걸 대충 사면 요리 자체가 싫어져요. 저도 그 구간 한번 지나고 나니까 왜 다들 팬 얘기하는지 알겠더라고요. 괜히 밥 한 끼 해먹고 기분 좋아지는 날이 좀 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