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나이를 먹으면 가장 먼저 변화를 보이는 것은 털빛이 아니라 장기 기능이다. 그중에서도 위와 장으로 대표되는 위장관은 영양 흡수와 면역 기능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어 노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예전에는 어떤 음식을 먹어도 문제없던 강아지나 고양이가 갑자기 설사를 하거나, 잘 먹는데도 체중이 줄고 배에 가스가 자주 차오른다면 노화로 인한 소화기 기능 저하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노령기에 접어든 반려동물의 위장관은 기능적·구조적으로 변한다. 대표적인 변화는 소화 효소 분비 감소다. 위산 분비가 줄어 단백질 분해 효율이 떨어지고, 췌장에서 분비되는 아밀라아제와 리파아제 같은 소화 효소 생성도 감소한다. 이로 인해 충분히 소화되지 않은 지방과 단백질이 대장으로 넘어가 설사, 가스 생성, 장내 세균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장 점막의 세포 재생 능력이 저하되면서 장벽이 얇아지고 투과성이 증가한다. 그 결과 음식 알레르기나 염증성 장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장내 미생물 환경 역시 변화해 유익균은 줄고 부패균이 늘어나며, 면역 기능 저하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처럼 위장관이 변화한 노령 반려동물에게는 영양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단백질은 양보다 질을 고려해야 한다. 근육 유지를 위해 단백질 섭취는 필요하지만, 소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화율이 높은 고품질 단백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수분해 단백질이나 소화율이 높은 원료는 위장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