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가 잘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지만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식후 더부룩함, 속 쓰림, 메스꺼움이 반복되는데 위내시경이나 혈액검사에서는 뚜렷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단순한 위장 문제만으로 보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런 증상이 불안장애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위와 장은 뇌와 신경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기관이다. 스트레스나 불안이 커지면 자율신경계 균형이 무너지고, 이로 인해 위장 운동과 소화액 분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불안이 지속되면 위 배출 속도가 느려지거나 장의 움직임이 과도해져 소화불량, 복부 팽만, 설사나 변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긴장 상태가 일상적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 상태에서는 몸이 항상 ‘위험에 대비하는 모드’에 머물러 소화 기능이 뒷전으로 밀린다. 식사를 했음에도 음식이 내려가지 않는 느낌, 조금만 먹어도 배가 꽉 찬 듯한 불편감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증상은 중요한 일정이나 걱정거리가 있을 때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데도 소화불량이 반복되는 기능성 소화불량 역시 불안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위 자체의 구조적 문제보다 신경 조절 이상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 불안이나 우울이 동반되면 증상이 쉽게 악화된다. 이 때문에 위약이나 소화제만으로는 호전이 더딘 경우도 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