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후반 폐경기를 겪고 있는 여성 A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과 함께 구토 증상을 느꼈다. 뇌졸중을 의심해 병원을 찾았지만, 진단명은 의외로 ‘이석증’(양성 발작성 체위성 현훈)이었다. 이석증은 귓속 평형기관 안에 있어야 할 작은 돌(이석, 耳石)이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전정기관 장애로, 특히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게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석은 원래 중력을 감지하고 머리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데 도움을 주는 구조물이지만, 이 돌이 제자리를 이탈하면 머리의 위치 변화에 따라 잘못된 평형 신호를 뇌로 보내게 되고, 그 결과로 빙글 도는 어지럼증, 구토, 불안정한 보행 등이 나타난다. 대부분 아침 기상 직후, 머리를 숙이거나 돌릴 때 증상이 심해지며, 심리적 공황 상태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아 뇌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특히 폐경기 여성은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뼈의 칼슘 대사와 내이(耳)의 평형 감지 기능이 함께 불안정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이석이 쉽게 분리되고,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전정기관이 민감해져 어지럼증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한다. 게다가 여성들은 골밀도 감소와 함께 낙상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이석증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골절과 장기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요인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