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고열과 출혈,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최근 리버풀 열대의학대학(LSTM)의 연구진이 발표한 새로운 연구는 이 바이러스의 주요 매개체인 진드기에서 놀라운 항바이러스 방어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연구는 주로 동아시아에서 발견되는 진드기 종인 Rhipicephalus microplus의 세포 수준 반응에 집중됐다. 연구팀은 이 진드기 세포가 SFTSV 감염 시 단순한 바이러스 운반체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정교한 면역 반응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스템 생물학적 분석 도구를 활용해 유전자 및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추적한 결과, 연구진은 UPF1과 DHX9라는 두 단백질이 바이러스 제한 인자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들은 바이러스 RNA를 인식하고 분해하거나 복제를 방해함으로써 진드기 세포 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리버풀 열대의학대학 바이러스학 교수인 알랭 콜 교수는 "진드기는 질병 전파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자체가 감염을 조절하는 생물학적 능력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진드기 역시 바이러스를 탐지하고 통제할 수 있는 정교한 분자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병원체 운반체라는 진드기의 기존 이미지를 넘어, 바이러스-매개체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