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임신이 안 되는데 검사부터 받아야 할까요”라는 질문에는 흔히 “1년을 다 채워야 병원에 갈 수 있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이 1년이라는 기준은 모든 부부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절대적인 숫자가 아닙니다. 여성의 나이가 만 35세를 넘겼거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경우, 자궁근종 진단 이력이 있는 경우라면 1년을 다 채우기 전에 검사를 시작하는 편이 임신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임신을 계획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대~30대 초반 부부라면 검사부터 서두를 필요는 크지 않습니다.
“1년”이라는 기준, 모든 부부에게 동일하지 않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난임을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불구하고 1년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로 정의합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정상 부부가 한 주기당 임신에 성공할 확률은 15~25% 수준이며, 1년 안에 임신에 이르는 부부는 약 85~90%에 이릅니다. 즉 몇 달간 소식이 없다고 해서 곧바로 이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습니다.
여성이 고령이면 1년이 되기 전이라도 좀 더 일찍 난임 원인을 찾는 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1]
진료실에서는 서른다섯 살을 전후해 이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가 임신 가능성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몇 개월째부터 검사를 시작해야 하는지는 개인의 생리 주기와 병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국내 난임 빈도는 약 10~15%로 보고되는 수준이라 전체 부부 중 일부만 해당하지만, 정확한 검사로 원인을 확인해두면 이후 임신 계획을 세우기가 수월해집니다.
임신을 늦추는 원인과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
여성 요인으로는 배란 장애, 나팔관 폐쇄,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 같은 자궁 이상이 대표적입니다. 남성 요인으로는 정자 수나 운동성 저하가 확인되는 경우가 많고, 검사 초반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상당수입니다.
부부 중 한쪽만 검사받고 끝내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난임 원인의 상당 부분은 남성에게 있을 수 있어 두 사람이 함께 검사받는 것이 정확합니다.
여기에 악화 요인이 더해지면 자연임신 가능성은 더 낮아집니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 비만이나 저체중,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배란 주기를 불규칙하게 만들고 정자의 질에도 영향을 줍니다. 결혼과 출산 계획 시기가 늦어지는 사회적 흐름도 검사 시점을 앞당겨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관찰해도 되는 경우와 검사를 서둘러야 하는 경우
몇 달째 임신 소식이 없다고 해서 전부 검사가 필요한 상황은 아닙니다. 생리 주기가 25일에서 35일 사이로 규칙적이고 특별한 통증이나 병력이 없다면, 우선 배란일 즈음의 부부관계 빈도부터 점검해보는 것이 순서에 맞습니다. 실제로 관계 시점이 배란일과 맞지 않아 임신이 늦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반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1년을 기다리지 않고 검사를 받는 편이 낫습니다. 생리 주기가 35일을 넘거나 21일보다 짧게 반복되는 경우, 골반 통증이나 생리통이 이전보다 뚜렷하게 심해진 경우, 자궁근종·자궁내막증·갑상선 질환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는 원인 파악을 미루지 않는 것이 이후 계획에 도움이 됩니다.
자연임신 확률을 높이는 생활관리, 순서대로 실천하기
생활관리는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꾸기보다 단계를 나눠 실천할 때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됐는지 가늠하기 쉽습니다.
- 처음 1~2개월은 기초체온이나 배란테스트기로 배란일을 확인하고, 배란 예상일 2~3일 전부터 하루 걸러 부부관계를 갖는 시기입니다.
- 이후 1~2개월은 체중을 정상 범위로 조절하는 시기입니다. 체질량지수 18.5~24.9를 목표로 하고, 하루 30분 정도의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이어갑니다.
- 3개월차에는 금연과 금주를 유지하면서 엽산을 챙기고, 카페인 섭취를 하루 200mg 이하로 줄이는 것이 일반적으로 권장됩니다.
- 이렇게 3~4개월을 실천했는데도 변화가 없다면, 그때는 생활관리보다 기본검사로 원인을 확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시점입니다.
이 순서를 거쳤는데도 3~4개월 넘게 변화가 없다면 그다음은 생활관리보다 검사가 우선입니다.
기본 난임검사,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검사는 여성과 남성이 각각 받는 항목으로 나뉘고, 같은 병원에서 같은 시기에 함께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처음 방문할 때는 신분증과 건강보험증을 지참하고, 최근 생리 주기와 마지막 생리 시작일을 미리 기록해가면 접수와 예약 일정을 잡기가 수월합니다.
경질초음파는 이 중에서도 접근성이 좋은 검사이면서 진단 정확도도 낮지 않습니다.
경질초음파로 자궁근종을 진단할 때 민감도는 89.2%, 특이도는 99.6%로 나타났습니다.[2]
다만 초음파 하나로 모든 자궁 이상을 다 걸러내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연구에서 자궁 이상 전체에 대한 진단 정확도는 민감도 79%, 특이도 82%로 자궁근종 단독 진단보다는 낮게 나타났습니다.
결과 확인 시점도 검사마다 다릅니다. 초음파와 정액검사는 당일 확인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호르몬 혈액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며칠 정도 걸릴 수 있어 두 번 이상 방문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아두면 일정을 조율하기 수월합니다.
검사 항목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부분과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나뉘어 있어, 첫 진료에서 필요한 검사와 급여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인 진행 방식입니다.
검사 시점과 선택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모든 부부가 같은 시점에 같은 순서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별한 병력 없이 임신을 계획한 지 1년이 채 안 된 20~30대 초반 부부라면, 앞서 설명한 생활관리를 먼저 실천하면서 자연임신 가능성을 지켜보는 쪽이 맞습니다. 반면 여성 나이가 만 35세 이상이거나 생리 불순, 자궁근종·자궁내막증 진단 이력이 있는 경우라면 6개월 전후만 지나도 기본검사부터 시작하는 쪽이 더 맞습니다.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상당수 있으며, 이런 경우에도 임신까지 다소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