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새벽 산행에서 몸이 떨리기 시작하면 걷다 보면 곧 풀린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가을 새벽 산행 중 갑자기 몸이 덜덜 떨리고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은 단순한 추위 반응이 아니라 저체온증의 초기 경고일 수 있습니다. 해가 뜨기 전 산 능선은 지상보다 기온이 낮고 바람도 강해, 걷는 동안에도 체온이 계속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땀에 젖은 옷을 그대로 입고 정상에서 쉬는 습관은 체온 저하를 더 빠르게 만듭니다.
가을 새벽 산 공기, 몸이 덜덜 떨리는 이유부터 다릅니다
여름 산행과 가을 새벽 산행은 겪는 추위의 성격이 다릅니다. 가을에는 낮 기온이 20도 안팎으로 포근해 얇은 옷을 챙기기 쉬운데, 정작 해 뜨기 전 산 능선 기온은 그보다 훨씬 낮게 떨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낮 기온만 보고 준비하면 새벽 산행에서 체온 조절에 실패하기 쉽습니다.
여기에 산 능선의 바람과 밤새 내린 이슬·서리로 인한 습기가 더해지면 실제 기온보다 체감온도가 훨씬 낮게 느껴집니다. 젖은 옷과 바람이 겹치면 마른 상태보다 체온을 훨씬 빠르게 빼앗아갑니다. 가을 새벽 산행에서 저체온증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체온을 끌어내리는 산행 중 흔한 습관들
새벽에 공복 상태로 출발하면 몸에서 열을 낼 에너지가 부족해 체온 유지가 어려워집니다. 땀을 흠뻑 흘린 뒤 정상이나 쉼터에서 바람을 맞으며 오래 앉아 쉬는 것도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습관입니다. 고령이거나 체지방이 적은 사람,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같은 조건에서도 체온이 더 빨리 떨어집니다.
가벼운 기능성 티셔츠 한 장만 입고 나섰다가 땀이 마르지 않은 채 정상 바람을 맞는 경우도 자주 벌어집니다. 여기에 물만 마시고 당분이나 염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근육이 열을 만들어내는 힘도 함께 떨어집니다.
단순 한기인지, 말이 어눌해지는 저체온증 신호인지 구분하기
소름이 돋고 몸이 떨리는 정도라면 아직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떨림이 점점 심해지면서 어지럼증, 불안감,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까지 함께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물놀이 중 피부에 소름이 돋고 몸이 덜덜 떨린다면 체온이 35도 아래로 떨어진 저체온증 신호일 수 있다. 방치하면 체온이 32~33도 아래로 내려가 불안·초조·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심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부정맥으로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1]
물놀이 상황을 기준으로 한 내용이지만, 체온이 떨어질 때 몸이 반응하는 큰 흐름은 산행 중 저체온에도 비슷하게 적용됩니다. 다만 산속에서는 체온을 직접 측정할 도구가 없는 경우가 많아, 결국 떨림의 정도와 말투 변화 같은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판단의 거의 유일한 근거가 되는 한계가 있습니다.
체온이 떨어졌다고 느껴질 때 산에서 해야 할 순서
몸이 떨리고 입술이 파래지는 느낌이 든다면 걷기나 오르막을 계속하기보다 먼저 멈추는 것이 순서입니다.
물놀이 도중 몸이 떨리고 소름이 돋으면서 입술이 파래지면 저체온증 신호이므로 물놀이를 바로 중지해야 하며, 물에 빠진 사람의 맥박이 있다면 입안 이물질을 제거한 뒤 머리를 젖힌 상태에서 인공호흡을 실시한다.[2]
산행 중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입술색이 변하거나 떨림이 심해지면 즉시 활동을 멈추고 다음 순서로 체온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 바람을 막을 수 있는 바위 뒤나 나무 아래로 1~2분 안에 이동합니다.
- 땀에 젖은 겉옷과 속옷을 마른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 보온재킷이나 비상용 은박담요로 몸통(체간) 부위부터 감쌉니다.
- 따뜻한 물이나 초콜릿, 꿀처럼 당분이 있는 음식을 소량씩 섭취합니다.
- 10~15분 정도 안정을 취한 뒤 떨림이 줄어드는지 확인합니다.
그대로 하산할지, 구조를 요청할지 판단하는 기준
체온을 보충한 뒤에도 어떻게 움직일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의식이 뚜렷하고 혼자 하산할 수 있으며 하산로가 멀지 않다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내려오면서 체온을 유지하는 방법이 맞습니다. 반대로 말이 어눌해지거나 방향감각이 흐려지고 동행이 있는 상황이라면 스스로 이동하기보다 자리를 지키며 119에 신고하고 구조를 기다리는 방법이 맞습니다.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는 본인이 위험한 정도를 스스로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동행자가 있다면 증상 변화를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산행 전 미리 챙겨두면 좋은 것들
가을 새벽 산행의 위험은 대부분 준비 단계에서 줄일 수 있습니다. 낮 기온이 아니라 새벽 기온과 능선 바람을 기준으로 옷차림을 정하고, 땀을 빠르게 배출하는 속옷과 바람을 막는 겉옷을 함께 챙기는 것이 기본입니다.
- 체감온도를 낮추는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 겉옷과 여벌 마른 옷 한 세트
- 당분과 염분을 함께 보충할 수 있는 간식과 온음료
- 비상용 은박담요나 경량 보온재킷
- 혼자보다는 동행, 상황을 알릴 수 있는 통신수단
이 네 가지만 챙겨도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가을 산행을 앞두고 짧게 확인할 것들
산행 전후로 체온 변화와 관련해 흔히 헷갈리는 부분을 짧게 짚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