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산에 다니다 보니까 가끔 친구들이나 동네 후배들이 “형님, 산은 뭐부터 준비해야 돼요?” 하고 묻더라고요. 그런데 처음부터 장비 욕심내고 코스 크게 잡는 분들이 은근 많아요. 제 경험상 입문자는 딱 하나만 기억하면 돼요. 산을 이기는 게 아니라, 산이랑 친해지는 쪽으로 가야 오래 갑니다. 처음부터 유명한 큰 산 정상 욕심내면 다녀와서 며칠 앓기만 하고 다시 발길이 안 가더라고요.

제일 추천하고 싶은 건, 집에서 가까운 낮은 산부터 가보는 거예요. 왕복 1시간 반에서 2시간 안쪽 코스 정도면 딱 좋습니다. 그래야 체력도 보고, 자기 걸음 속도도 알게 돼요. 사진 찍을 여유도 있고요. 또 신발은 진짜 중요해요. 비싼 등산화가 꼭 정답은 아닌데, 바닥 미끄럽지 않고 발목 너무 헐떡거리지 않는 걸로 신는 게 도움될 수 있어요. 운동화 신고도 가는 분들 있는데, 흙길은 괜찮아도 자갈길이나 내려올 때 발이 밀리면 그때부터 무릎이랑 발가락이 고생합니다.

그리고 물이랑 간식은 생각보다 더 챙겨야 해요. 초보일수록 배분을 잘 못 해서 올라갈 때 힘 다 써버리거든요. 저는 작은 보온병이나 물 한 병, 그리고 견과류나 초콜릿 같은 거 꼭 넣어 다녀요. 배고프기 전에 한입씩 먹는 게 훨씬 낫더라고요. 옷도 마찬가지예요. 예쁘게 입는 것도 좋지만 땀 식으면 금방 으슬으슬해져서 얇은 겉옷 하나 챙기면 도움될 수 있어요. 특히 정상에서는 아래랑 바람이 완전 다릅니다. “에이 괜찮겠지” 했다가 후회한 적 한두 번이 아니에요.

마지막으로, 사진 욕심은 잠깐 내려놓고 자기 호흡부터 보는 걸 권하고 싶어요. 처음엔 남들 보폭 따라가려고 하지 말고, 숨이 좀 차도 대화는 가능한 속도로 가면 됩니다. 그래야 산이 무섭지 않고 재미가 붙어요. 산은 한 번 멋지게 다녀오는 것보다, 다음 주에 또 가고 싶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더라고요. 여기 계신 분들은 처음 입문할 때 뭐가 제일 도움됐나요? 저는 오히려 비싼 장비보다 “천천히 가도 된다”는 말이 제일 오래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