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 시작한 지 이제 딱 한 달 됐는데, 처음엔 진짜 낭만만 보고 들어왔거든요. 근데 막상 해보니까 낭만은 맞는데, 그 낭만을 버티게 해주는 건 결국 준비성이더라고요. 처음 주말엔 매트 하나 깔고 되겠지 했다가 허리 나가는 줄 알았고, 둘째 주엔 침낭 온도등급 제대로 안 보고 갔다가 새벽에 몇 번이나 깼습니다. 그러다 하나씩 바꾸기 시작했는데, 에어매트 두께, 창문 가리개, 무드등 밝기, 수납박스 높이 이런 게 다 체감이 꽤 크네요. 역시 장비병은 괜히 오는 게 아닌 듯합니다.
제일 크게 느낀 건 “많이 사는 것”보다 “내 차랑 내 스타일에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었어요. 처음엔 남들 세팅 따라가고 싶어서 이것저것 담았는데, 실제로 자주 쓰는 건 생각보다 몇 개 안 되더라고요. 저는 의외로 작은 테이블이 제일 만족도가 높았고, 반대로 감성용 랜턴은 예쁘긴 한데 실사용은 메인등 따로 있는 게 훨씬 편했습니다. 그리고 차 안에서 하루 자보면 동선이 진짜 중요해요. 물티슈 어디 두는지, 신발 벗고 어디 놓는지, 충전선이 안 꼬이는지 이런 사소한 게 피로도를 엄청 줄여주더라고요. 사진은 잘 나오는데 막상 불편한 세팅은 두 번은 못 하겠다는 것도 배웠고요.
좋았던 점도 확실했습니다. 멀리 안 가도 바로 쉬는 느낌이 와서, 평일 내내 쌓인 게 주말 하루로 좀 풀리더라고요. 아침에 문 열었을 때 공기랑 풍경이 다르면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꽤 달라졌습니다. 다만 한 달 해보니 “아무 데서나 편하게 잔다” 이런 환상은 좀 깨졌어요. 소음, 습기, 화장실 거리, 벌레 이런 건 진짜 무시 못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뷰 좋은 곳보다도 바닥 평탄하고 너무 붐비지 않는 곳을 먼저 보게 되네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은 차박 한 달쯤 했을 때 꼭 추가했거나 오히려 빼버린 장비 뭐 있었나요? 저는 지금 환기 쪽이랑 미니 선풍기 업그레이드를 고민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