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중이다 보니 이상하게 회사 생각이 더 자주 나네요. 출근할 때는 맨날 “아 오늘도 버틴다” 이랬는데, 집에서 애 낮잠 타이밍 맞추다가 문득 예전 일이 떠오르면 좀 웃겨요. 저는 분명 평범한 사원이었는데, 회사에서는 왜 그렇게 다들 저를 멀티탭처럼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일은 따로 있는데 프린터 안 되면 저 찾고, 탕비실 정수기 삐 소리 나도 저 찾고, 부장님 엑셀 줄 간격 이상해도 저를 부르더라고요. 나중엔 제 자리 비우면 “어? 오늘 반차야?” 이런 말까지 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제가 직원인지 생활지원센터였는지 아직도 헷갈립니다.

제일 기억나는 건 금요일 오후 5시 40분쯤 꼭 일이 터졌던 거예요. 신기하게도 사람들 뇌에는 “퇴근 20분 전이 제일 생산적인 시간”이라고 저장돼 있나 봅니다. 평소엔 조용하다가 그 시간만 되면 “이거 오늘 안에 될까요?”가 여기저기서 날아왔어요. 속으로는 이미 지하철 환승까지 끝냈는데, 겉으로는 “한번 볼게요” 하면서 다시 앉던 그 순간이 아직 선명합니다. 더 웃긴 건 그렇게 급하게 요청해 놓고, 제가 정리해서 보내면 월요일 오전에 읽더라고요. 그럼 그 금요일 저녁의 제 영혼은 대체 어디로 보상받아야 하나 싶었습니다.

육아는 힘의 종류가 다르고, 회사는 또 피곤함의 결이 다르다는 걸 요즘 느껴요. 애는 적어도 울다가 웃기라도 하지, 회사 메신저는 조용히 켜졌다가 사람 심장만 철렁하게 만들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휴직하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내가 없어도 회사는 돌아가네?”였고, 두 번째는 “그동안 왜 이렇게 다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였어요. 결혼하고 아이 생기고 나니까, 회사에서의 인정 욕구 같은 게 예전보다 좀 덜 중요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물론 복직하면 또 정신없이 휘말리겠지만, 예전처럼 뭐든 다 받아주진 말아야겠다 싶습니다.

혹시 여기 계신 분들도 결혼하고 나서 회사 보는 눈 달라지셨나요? 특히 아이 낳고 나면 더 그런지 궁금하네요. 예전엔 야근도 “어쩔 수 없지” 했는데, 지금은 그 한 시간이 너무 크게 느껴집니다. 제가 유난인 건지, 다들 비슷한지 궁금해서 글 남겨봐요. 복직 앞두신 분들 있으면 마음가짐도 좀 나눠주세요. 저는 벌써부터 메신저 알림 소리만 상상해도 심장이 한 번씩 움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