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맨날 보는 사람한테 괜히 정 붙이면 안 된다는 말 있잖아. 그거 맞더라. 진짜 맞음. 업무적으로 잘 맞고 말도 좀 통하니까 내가 혼자 착각한 거지. 점심도 몇 번 같이 먹고, 퇴근길 겹치면 이런저런 얘기하고. 나는 적어도 사람 대 사람으로는 좀 가까워졌나 했는데 걍 내가 편한 동료 1이었던 거 같음 ㅠㅠ

얼마 전에 회식 끝나고 둘이 좀 더 얘기하게 됐거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고, 나도 나이 먹을 만큼 먹었으니까 돌려 말 안 하고 한번 보자고 했지. 근데 그때부터 묘하게 선 긋더라. 자기는 회사에서 엮이는 거 싫다, 오해 사기 싫다, 지금은 그런 생각 없다. 말은 되게 멀쩡하게 하는데 듣는 입장에선 걍 칼 맞는 느낌임 ㅋㅋ

더 짜증나는 건 그 다음부터임. 차라리 어색하면 어색한 대로 티를 내든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굴어. 먼저 말 걸고, 자료 부탁하고, 커피는 또 자연스럽게 타이밍 맞춰 같이 나가고. 사람 마음 건드려놓고 그렇게 평소처럼 굴면 나는 뭐가 되냐고. 내가 민망한 사람 된 거 같고 혼자 북치고 장구친 거 같아서 진짜 자존심 상함.

연애가 뭐 별거냐 싶다가도 이런 식으로 깨지면 일할 맛까지 떨어진다. 밖에서 만났으면 그냥 안 보면 끝인데 직장은 그게 안 되니까 더 빡세네. 괜히 같은 공간에서 정분 나는 거 아니다 진짜. 선 애매하게 넘는 순간 손해 보는 쪽은 꼭 한 명임. 이번엔 그게 나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