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딜 가도 대충 보듯이 말 끊고 끝내는 데가 많아서 병원 가는 거 자체가 좀 짜증났었음. 내가 고혈압 약 먹는 중이라 괜히 하나 더 물어보게 되는데, 물어보면 귀찮아하는 티 나는 곳도 있었고. 그래서 또 비슷하겠지 하고 갔는데 이번엔 좀 달랐음.
동네 OO과였는데, 증상 얘기하니까 중간에 안 자르고 끝까지 듣더라. 이게 별거 아닌데 진짜 드묾. 내가 먹는 약 얘기하니까 같이 봐주면서 왜 그런 식으로 느껴질 수 있는지, 생활패턴이랑 겹치면 더 신경 쓰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풀어서 말해줬음. 딱 잘라 단정하는 건 아니고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런 얘기도 하긴 했는데 암튼 겁만 주는 느낌은 아니었음.
나는 솔직히 그게 제일 컸음. 병원 오면 맨날 내가 말을 더듬게 됨. 괜히 눈치 보이고, 질문 하나 더 하면 싫어할까 싶고. 근데 그날은 묻는 말에 대답만 한 게 아니라 내가 왜 찝찝했는지 좀 풀린 느낌? ㅠㅠ 진료 오래 본 것도 아닌데 답답한 게 덜했음. 별거 아닌데 이런 데가 드물어서 더 생각남 ㅋㅋ
괜히 유명한 데 찾아다니는 것보다 나한테 맞는 데가 따로 있나 싶더라. 카더라만 듣고 다니면 더 피곤한 듯. 암튼 설명 좀 해주는 데 만나니까 사람 숨통이 트임. 이런 거 하나로 다시 가게 되는 거 같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