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시작하고 제일 먼저 산 게 에어프라이어였거든요. 주변에서 다 이거 하나면 인생 편해진다 해서 저도 홀린 듯이 샀어요 ㅋㅋ 퇴근하고 밥 해먹을 기력 없을 때 냉동식품 넣고 버튼만 누르면 된다길래, 아 이건 무조건이다 싶었죠. 처음 며칠은 진짜 신났어요. 냉동만두 돌리고, 치킨너겟 돌리고, 고구마도 구워먹고... 뭔가 나 혼자 살림 잘하는 사람 된 느낌이라 괜히 뿌듯했음

근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어요. 먹는 건 15분인데 치우는 게 더 길어요. 안에 기름 튄 거 닦아야지, 바스켓 사이사이에 부스러기 껴 있지, 한번 미루면 다음에 열었을 때 괜히 찝찝해서 또 손 안 가고 ㅠㅠ 저는 성격상 애매하게 더러운 거 진짜 못 보거든요. 그래서 한 번 쓸 때마다 닦겠다고 마음먹는데, 야간 근무하고 와서 그걸 하고 있자니 갑자기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더라구요

특히 삼겹살 같은 거 한번 돌려봤다가 와... 냄새가 며칠을 가요. 창문 열고 환기해도 집 안에 묘하게 고기기름 냄새 남아있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 옷에도 밴 느낌? 맛은 있죠. 근데 그 맛 때문에 뒤처리까지 감당할 정도냐 하면 저는 아니었어요. 나중엔 간단하게 돌릴 수 있는 냉동 감자나 만두만 찾게 되고, 그러면 또 이 돈 주고 산 의미가 뭔가 싶고 ㅋㅋ

제일 웃긴 건 에어프라이어 사기 전보다 배달을 덜 시킬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애매하게 귀찮아서 배달앱 더 켠다는 거... 재료 넣고 기다리는 건 괜찮은데 설거지랑 청소 생각하면 손이 멈춰요. 그래서 지금은 거의 빵 데우기 기계처럼 쓰고 있어요. 식은 치킨 다시 바삭하게 하는 건 진짜 잘하긴 하거든요. 근데 한 달 써보고 느낀 건, 이게 만능은 절대 아니고 부지런한 사람 물건 같아요. 저는 그냥 또 속아서 샀구나 싶음 ㅠㅠ 그래도 빵 데울 때는 좀 사랑함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