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원래 웹툰이든 웹소설이든 한 번 꽂히면 밤새서 달리는 편인데, 신기하게 초반에 그렇게 재밌게 보다가도 어느 순간 딱 멈추는 작품들이 있음. 재미가 없어서 하차했다기보다 그냥 흐름이 끊겨서 멈춘 느낌? 나중에 다시 봐야지 해놓고 그대로 몇 달 지나버리는 거. 특히 세계관 크고 떡밥 많은 작품일수록 한 화만 밀려도 진입장벽 확 올라가서 손이 잘 안 가더라. 이거 나만 이런 거 아니지.

내 경우엔 초반 몰입감 미쳤고 캐릭터도 진짜 취향이었는데, 중반쯤 가면서 사건이 너무 크게 벌어지거나 등장인물이 확 늘어나면 갑자기 체력이 딸림. 분명 재밌는 건 맞는데 “오늘은 좀 가볍게 볼 거 보고 싶다” 하다가 밀리고, 그러다 복습해야 될 것 같아서 더 미루게 됨. 특히 연재작은 한 주 한 주 기다리다가 텐션 끊기면 진짜 위험한 듯. 몰아보면 분명 재밌을 것 같은데 그 몰아보기 스타트를 못 끊겠음. 약간 책갈피는 꽂아뒀는데 다시 펼치기가 귀찮은 상태랄까.

근데 웃긴 건 그렇게 멈춘 작품도 남이 재밌다고 얘기하면 또 심장이 뜀. “헐 거기서 그렇게 된다고?” 하면서 다시 보고 싶어짐. 그래서 요즘은 완결 나면 다시 정주행할까 생각 중인데, 막상 쌓인 화수 보면 또 겁남. 덕후 입장에서는 하차라고 하기도 애매한 게, 애정이 아예 식은 건 아니라 더 미련 남는 듯. 진짜 최애 후보였는데 타이밍 놓쳐서 묵혀둔 작품들 보면 괜히 미안해짐.

드영배 갤에서도 이런 작품 하나쯤 있지 않냐. 재미없어서 버린 거 말고, 재밌었는데 어쩌다 멈춘 작품. 다시 잡았더니 오히려 더 재밌었던 경우도 있는지 궁금함. 나 같은 사람은 재입문할 때 앞부분부터 다시 보는 게 나은지, 아니면 멈춘 화 근처만 훑고 이어보는 게 나은지도 추천 좀. 진심 묵힌 리스트가 너무 길어서 하나씩 구조 요청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