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상하게 밖에서 뭐 하기보다 집에 들어오면 바로 뭘 틀게 되더라. 한 편만 봐야지 해놓고 또 새벽까지 가는 그 루트... 나만 그런 거 아니지. 최근엔 드라마 하나 정주행하고, 중간중간 영화도 몇 개 섞어 봤는데 느낌이 다 달라서 오히려 더 재밌었음. 드라마는 캐릭터한테 정이 붙는 맛이 있고 영화는 짧게 확 몰아치는 맛이 있어서, 컨디션 따라 손이 가는 쪽이 다르더라.

드라마 쪽은 요새 좀 자극적인 전개보다 인물들 관계 서서히 쌓이는 작품이 더 좋았음. 막 큰 사건 없어도 대사 하나, 표정 하나로 분위기 잡는 거 있잖아. 그런 거 보면 괜히 나도 감정 이입돼서 “아 여기서 저 말은 왜 저렇게 했을까” 혼자 궁예하게 됨. 반대로 너무 설명이 친절한 작품은 보다 보면 살짝 힘 빠지더라. 내가 원래 스포 진짜 싫어해서 정보 거의 없이 들어가는 편인데, 그러다 가끔 예상 못한 장면 만나면 그게 또 재밌음. 근데 너무 무거운 건 평일 밤에 보기 좀 버겁긴 하더라. 다음날 출근 생각하면 마음까지 축축해지는 느낌이라서.

영화는 최근에 한 편은 여운 남는 쪽으로 봤고, 한 편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좋은 걸로 골랐는데 둘 다 나름 만족. 특히 영상미 좋은 영화는 내용이 엄청 복잡하지 않아도 끝나고 나서 한동안 장면이 남는 게 좋더라. 집 불 다 끄고 간식 놓고 보면 극장까진 아니어도 나름 분위기 살아서 좋았음. 대신 기대 너무 많이 하고 본 작품은 살짝 아쉬운 경우도 있었음. 남들이 다 재밌다 해서 봤는데 나는 중간부터 감정선이 덜 와닿는 거... 이런 거 은근 있지 않냐. 그럴 때 괜히 내가 놓친 게 있나 싶어서 후기 찾아보게 됨.

아무튼 요즘 내 취향은 반전만 세게 치는 것보다 인물 매력 살아있는 쪽인 듯. 보고 나서 바로 다음 화 누르게 되는 드라마나, 끝나고 멍하게 엔딩곡까지 듣게 되는 영화 있으면 추천 좀 해줘. 너무 잔인한 거 말고, 너무 우울한 거만 아니면 됨. 넷플릭스 쪽이면 더 좋고 아니어도 괜찮음. 다들 최근에 뭐 봤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