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고열이 치솟고 온몸에 오한과 근육통이 동반되면서 기운이 급격히 빠진다면 단순한 몸살이 아니라 급성 패혈증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패혈증은 감염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번지면서 장기 기능까지 무너뜨리는 응급질환으로, 치료가 늦어지면 수 시간 안에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빠른 인지와 대응이 중요하다.
패혈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에 감염된 뒤 몸의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염증 물질이 전신으로 퍼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혈관이 확장되고 혈압이 떨어지며 심장, 폐, 신장 등 주요 장기에 산소와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급성 패혈증은 대개 폐렴 같은 호흡기 감염, 방광염이나 신우신염 같은 요로 감염, 복막염 등 복부 내 감염, 피부나 연조직의 상처가 세균에 감염되면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 가벼운 감염으로 여겨 방치했던 상처나 증상이 갑자기 악화하면서 전신 감염으로 번지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섭씨 38도 이상의 고열이나 반대로 체온이 떨어지는 저체온, 평소보다 빠르게 뛰는 맥박, 숨이 가빠지는 호흡곤란, 손발이 차가워지고 피부색이 변하는 현상 등이 있다. 여기에 말이 어눌해지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이 더해지면 상태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고열과 빠른 맥박은 패혈증의 주요 신호 [그림=메디닉스DB]
고령자, 당뇨나 만성 간질환, 신장질환 같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항암 치료나 면역억제제 복용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 그리고 영유아는 급성 패혈증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감염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뒤늦게 발견돼 치료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패혈증의 가장 위험한 특징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발열과 몸살 수준으로 보이던 증상이 몇 시간 만에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패혈성 쇼크로 악화할 수 있으며, 이 단계에 이르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태로 간주해 즉각적인 중환자 치료가 필요하다.
의료 현장에서는 체온, 맥박, 호흡수, 혈압, 의식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혈액검사와 혈액배양 검사를 통해 감염원과 염증 수치를 확인해 패혈증 여부를 판단한다. 질병관리청은 감염 의심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의식 변화나 호흡 곤란이 동반되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혈액검사로 감염원과 염증 수치를 확인 [그림=메디닉스DB]
치료의 핵심은 원인이 되는 감염을 확인해 가능한 한 빨리 항생제를 투여하고, 혈압과 장기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수액 공급과 집중 모니터링을 병행하는 것이다. 상태가 심각한 경우에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나 혈압 상승제 등을 이용한 집중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
급성 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작은 상처라도 깨끗이 소독하고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당뇨나 만성질환이 있다면 혈당과 기저질환을 평소에 꾸준히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독감이나 폐렴 등 감염성 질환에 대한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도 전신 감염으로 번지는 상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평소와 다르게 고열과 오한이 갑자기 심해지고 숨이 가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등 의식 상태에 변화가 느껴진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곧바로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영유아 보호자는 평소와 다른 급격한 변화가 보이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