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간질간질하다가 점점 아파오고, 만지기만 해도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외이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외이도염은 귓바퀴에서 고막 사이의 좁은 통로인 외이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세균이나 진균 감염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가려움과 통증, 귀에서 흐르는 분비물까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기 쉽다.
외이도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과도한 습기와 피부 손상이다. 샤워나 수영 후 귀 안에 물이 남아 있으면 세균과 진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면봉이나 귀이개로 귀를 자주 긁거나 후비는 습관도 외이도 피부에 작은 상처를 내 염증을 유발한다. 이어폰이나 보청기를 장시간 착용해 귀 안이 밀폐되는 것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증상은 초기에는 가벼운 가려움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뚜렷해진다. 귓바퀴를 당기거나 씹는 동작만으로도 통증이 심해지고, 귀 안에서 노란색이나 투명한 분비물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염증이 심해지면 외이도가 부어올라 귀가 막힌 듯한 느낌과 함께 청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으며, 간혹 귀 주변 임파선이 붓는 경우도 있다.
병원에서는 이경을 이용해 외이도 안쪽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염증의 정도와 분비물의 양상을 살핀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쉽게 낫지 않는 경우에는 분비물을 채취해 세균이나 진균 배양 검사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이는 원인균에 맞는 약물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당뇨병이나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는 염증이 깊은 조직까지 퍼질 위험이 있어 더 꼼꼼한 진료가 필요하다.

외이도 상태를 확인하는 진료 장면 [그림=메디닉스DB]
외이도염 치료의 핵심은 항생제나 항진균 성분이 포함된 점이액을 귀에 직접 투여하는 것이다. 세균 감염이 의심되면 항생제 점이액을, 진균 감염이 확인되면 항진균제를 사용하며, 염증과 부기가 심할 때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함께 들어간 제제를 단기간 사용하기도 한다. 분비물이 많이 쌓여 있으면 병원에서 전용 기구로 귀 안을 세척한 뒤 약물을 투여해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소염진통제를 함께 복용하면 일상생활의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귀에 온찜질을 하거나 임의로 소독약을 넣는 자가 처치는 오히려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치료 기간 동안에는 귀 안을 최대한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샤워 시 솜이나 바셀린을 바른 귀마개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는 방법이 흔히 권고된다.
외이도염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보통 수일에서 일주일 안팎으로 증상이 호전되지만, 완전히 나을 때까지는 수영이나 물놀이처럼 귀가 젖는 활동을 피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증상이 나아졌다고 임의로 약물 사용을 중단하면 염증이 다시 심해지거나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처방받은 기간만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 중에는 귀를 물기 없이 건조하게 [그림=메디닉스DB]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 수영을 자주 하는 사람, 덥고 습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은 외이도염이 재발하거나 만성으로 이어질 위험이 비교적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경우에는 평소 귀 건강 관리에 더 신경을 쓰고, 증상이 가볍더라도 초기에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염증이 깊어지는 것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외이도염은 고막 안쪽에 염증이 생기는 중이염과 혼동되기 쉽지만 원인과 양상에 차이가 있다. 중이염은 감기나 코 질환 후 세균이 귀관을 통해 올라가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아 발열이나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외이도염은 외부 자극이나 습기로 인한 국소 염증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전신 증상 없이 귀 자체의 통증과 분비물이 두드러진다.
귀 통증이 사흘 이상 지속되거나 분비물의 색이 진해지고 냄새가 나는 경우, 발열이 동반되거나 얼굴 쪽으로 통증이 퍼지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평소에는 샤워 후 귀 안의 물기를 가볍게 닦아주고, 면봉으로 귀 안쪽을 깊이 후비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외이도염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