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 부근에서 시작된 극심한 통증이 등 쪽까지 퍼지면서 구토와 발열이 함께 나타난다면 급성췌장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술을 마신 뒤나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 소화불량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통증이 참기 힘들 정도로 지속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췌장염은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췌장에 염증이 생겨 자기 조직을 스스로 소화하듯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대한소화기학회에 따르면 담석이 담도를 막아 발생하는 경우와 과도한 음주가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히며, 이 외에도 고중성지방혈증, 일부 약물, 드물게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병원에서는 혈액검사로 아밀라아제와 리파아제 수치를 확인하고,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췌장의 염증 정도와 담석 유무, 합병증 발생 여부를 살펴본다. 통증 양상만으로는 다른 복부 질환과 구별하기 어려워 이러한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하다.
급성췌장염 치료의 기본은 금식과 수액 공급, 통증 조절이다. 염증이 생긴 췌장을 쉬게 하기 위해 일정 기간 음식 섭취를 중단하고 정맥으로 충분한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며, 통증이 심할 때는 진통제를 사용해 환자가 덜 고통스럽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대부분 이러한 보존적 치료만으로 며칠 내 호전된다.

금식과 수액 공급이 급성췌장염 초기 치료의 핵심 [그림=메디닉스DB]
담석이 원인으로 확인되면 내시경적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을 통해 담도를 막고 있는 담석을 제거하거나, 이후 담낭을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담석성췌장염은 재발 위험이 높은 편이어서 급성기 치료가 끝난 뒤에도 담낭절제 시기를 의료진과 상의해 정하는 것이 권고된다.
췌장 조직 일부가 괴사하거나 세균 감염이 동반되는 중증 췌장염은 치료 경과가 훨씬 복잡해진다. 이 경우 항생제 투여와 함께 중환자실에서 집중 관찰이 필요할 수 있으며, 괴사 조직이 넓거나 감염이 심하면 드물게 배액술이나 수술적 처치가 이뤄지기도 한다. 중증도에 따라 입원 기간과 회복 속도는 크게 달라진다.
염증이 반복되면서 췌장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만성췌장염은 급성췌장염과는 관리 방향이 다르다. 지속적인 통증 조절과 함께 소화효소가 부족해지면서 나타나는 소화불량, 체중 감소 등을 보완하기 위해 소화효소 보충제를 사용하기도 하며, 당뇨병 발생 여부도 함께 살펴야 한다.

만성췌장염은 장기적인 관리와 정기 진료가 필요 [그림=메디닉스DB]
급성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는 저지방 식단을 기본으로 하되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 소량씩 자주 나눠 먹는 방식이 췌장에 부담을 덜 준다. 기름진 튀김류나 육류, 인스턴트식품은 당분간 피하고 담백한 음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권고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금주가 가장 중요하다. 관련 학회는 췌장염을 겪은 경우 술은 소량이라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담석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인 초음파 검진으로 상태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사람은 식이 조절과 함께 약물 치료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명치나 윗배 통증이 등까지 뻗치면서 구토가 동반되고 통증이 몇 시간 이상 가라앉지 않는다면 소화제를 먹으며 참기보다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과거 담석이나 음주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빠르게 진료를 받는 것이 합병증을 막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