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상황에서 119구급차가 아닌 사설, 즉 민간 구급차를 이용했다가 수십만원에 이르는 이용료를 그대로 부담해야 했던 경험이 있는 환자와 보호자가 적지 않다. 최근 이러한 사설 구급차 이용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실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소방 당국이 운영하는 119구급차는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원칙적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병원 간 전원이나 재활병원·요양병원으로의 이송처럼 응급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배차가 제한돼 민간 이송업체의 사설 구급차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사설 구급차는 이송 거리와 동승 인력, 탑재 장비 수준에 따라 요금이 업체마다 크게 달라진다. 그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전액을 환자나 보호자가 부담해왔으며, 이 같은 비용이 가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보건복지부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응급환자 이송체계 전반을 점검하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사설 구급차 이용료에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응급실 간 전원처럼 의학적으로 이송이 불가피한 경우를 우선 대상으로 삼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응급환자 이송 현장 [그림=메디닉스DB]
대한응급의학회 등 관련 학회는 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이 치료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비용 부담 때문에 이송이 지연되는 상황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야간이나 주말에 119구급차 배차가 어려운 지역에서는 사설 구급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다만 모든 사설 구급차 이용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단순 편의를 위한 이송이나 응급성이 낮은 경우까지 급여 대상에 포함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의료진의 소견과 이송 필요성을 기준으로 적용 대상을 제한하는 방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설 구급차를 이용하기 전 해당 업체가 관할 지자체에 정식으로 등록된 이송업체인지, 요금 체계가 거리와 시간 중 무엇을 기준으로 산정되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업체는 산소 공급이나 심전도 모니터링 등 부가 서비스 항목을 별도로 청구하기도 한다.

이송료 영수증 확인은 필수 [그림=메디닉스DB]
이송을 요청하기 전에는 가능하면 예상 요금을 서면이나 문자로 안내받아 두고, 이송 후에는 영수증과 이송 내역을 보관해 두는 것이 좋다. 향후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확정되면 소급 적용 여부나 환급 신청 절차 등 세부 기준이 함께 안내될 가능성이 있어 관련 공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는 관련 방안을 확정하기까지 시범사업이나 단계적 적용 등 여러 방식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도 시행 시기와 구체적인 적용 대상, 본인부담 비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안내되고 있다.
응급 상황에서 이송 수단을 정할 때는 우선 119에 신고해 구급차 배정이 가능한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부득이하게 사설 구급차를 이용해야 한다면 응급의료정보센터나 병원 원무과를 통해 등록 업체를 안내받는 것이 비교적 안전한 방법이다.
이용료와 관련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는 한국소비자원이나 지자체 응급의료 담당 부서에 문의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제도 개편 논의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이용 전 요금 확인과 영수증 보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실질적인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