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 결과 빈혈이나 백혈구·혈소판 수치가 정상 범위를 크게 벗어났다는 말을 듣고 나서 담당 의사로부터 골수검사를 권유받는 경우가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이나 체중 감소, 뼈 통증이 오래 지속될 때도 골수검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듣게 된다. 생소한 검사 이름에 겁부터 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검사 과정과 절차를 미리 알아두면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골수검사는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골수 조직을 직접 채취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다. 혈액검사만으로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빈혈, 백혈병 의심 소견, 혈소판 감소증, 원인 불명의 감염이나 발열이 반복될 때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골수는 뼈 안쪽에서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을 만들어내는 조직이어서 혈액질환을 진단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검사는 크게 골수흡인검사와 골수생검 두 가지로 나뉘며 대개 함께 시행된다. 골수흡인검사는 액체 상태의 골수를 주사기로 뽑아내 세포 모양과 종류를 살피는 방법이고, 골수생검은 가느다란 조직을 기둥 형태로 채취해 골수의 전체적인 구조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두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검사 부위는 대부분 골반뼈 뒤쪽에 있는 엉덩뼈 능선이며, 뼈가 얇고 신경 손상 위험이 낮아 가장 흔히 선택된다. 드물게 가슴뼈에서 흡인검사만 시행하기도 하지만 통증과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잘 쓰이지 않는다. 검사 전 담당 의료진은 환자가 눕는 자세와 부위를 정하고 소독을 진행한다.

검사 전 엉덩뼈 부위 소독하는 모습 [그림=메디닉스DB]
검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해당 부위 피부와 뼈막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해 통증을 최소화한다. 마취가 충분히 이루어진 뒤 특수 바늘을 뼈 속까지 삽입해 골수액을 흡인하거나 조직을 채취하는데, 바늘이 뼈를 뚫고 들어갈 때 짧은 순간 압박감이나 둔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전체 시술 시간은 준비 과정을 포함해 대개 20분에서 30분 내외로 마무리된다.
검사 전에는 아스피린이나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 항혈소판제를 복용하고 있는지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출혈 경향이 있는 약을 계속 복용한 상태로 검사를 받으면 시술 부위에 출혈이나 멍이 생길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복용 중인 약물은 검사 며칠 전부터 중단 여부를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검사 후에는 채취 부위를 몇 분간 압박해 지혈한 뒤 반창고나 압박 붕대로 마무리한다. 시술 당일에는 해당 부위에 물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무리한 운동이나 목욕은 하루 이틀 정도 피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당일 귀가가 가능하지만 어지럼증이나 심한 통증이 있다면 충분히 안정을 취한 뒤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취한 골수 조직은 병리과에서 염색과 검사를 거쳐 세포 모양과 비율, 구조 이상 여부를 분석하며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 며칠에서 1~2주 정도 걸릴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유전자 검사나 염색체 검사를 추가로 진행해 혈액암 여부나 아형을 세밀하게 확인하기도 한다. 결과는 담당 의사가 혈액검사, 영상검사 소견과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해 설명해 준다.

채취한 골수 조직을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과정 [그림=메디닉스DB]
검사 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시술 부위의 가벼운 통증과 멍이며 대개 며칠 안에 자연스럽게 가라앉는다. 다만 시술 부위가 붉게 붓거나 열감이 느껴지고 진물이 나오는 경우, 혹은 출혈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경우에는 감염이나 합병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곧바로 병원을 다시 찾아야 한다.
대한혈액학회 등 전문 학회에서는 골수검사가 비교적 안전한 검사이지만 침습적인 절차인 만큼 검사 전 충분한 설명을 듣고 궁금한 점을 미리 물어볼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검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왜 이 검사가 필요한지, 어떤 질환을 확인하려는 것인지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검사 당일에는 편한 옷차림으로 병원을 방문하고, 시술 후 부위를 청결하게 유지하며 의료진이 안내한 압박 시간과 주의사항을 지키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통증이 심해지거나 발열, 부종 같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검사를 받은 병원에 연락해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