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다녀온 반려견이 자꾸 몸을 긁거나 바닥에 등을 비비는 모습을 보인다면 가을철 알레르기성 피부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낙엽이 쌓이고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는 반려견 피부도 사람 못지않게 예민해진다. 전문가들은 환절기 알레르겐 노출이 늘면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반려견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가을철 반려견 피부 트러블의 주요 원인으로는 낙엽이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곰팡이 포자와 각종 잡초 꽃가루가 꼽힌다. 산책 중 몸에 묻은 알레르겐이 그대로 피부에 남으면 접촉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털이 길고 배쪽 피부가 지면에 가까운 견종은 알레르겐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알레르기성 피부염의 대표 증상은 얼굴, 귀, 겨드랑이, 발가락 사이 등을 반복적으로 긁거나 핥는 행동이다. 심한 경우 피부가 붉게 변하거나 딱지가 앉고, 탈모가 동반되기도 한다. 발을 자주 핥는 반려견은 발가락 사이 피부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계절성 알레르기는 벼룩 알레르기나 음식 알레르기와 증상이 비슷해 보호자가 원인을 혼동하기 쉽다. 벼룩이나 진드기로 인한 가려움은 특정 부위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고, 음식 알레르기는 계절과 무관하게 연중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구분할 수 있다.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서는 수의사의 진찰이 필요하다.

산책 후 발과 배 닦아주면 증상 예방 도움 [그림=메디닉스DB]
대한수의사회 등 관련 전문 단체는 산책 후 반려견의 발과 배 부위를 물티슈나 젖은 수건으로 닦아주는 습관을 권장한다. 외출 후 곧바로 알레르겐을 제거하면 피부에 자극 물질이 오래 머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특히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낮 시간대 산책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목욕 주기 조절도 중요한 관리법 중 하나다. 너무 잦은 목욕은 피부 보호막을 손상시킬 수 있지만,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시기에는 저자극 샴푸로 주기적으로 씻겨주는 것이 가려움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목욕 후에는 완전히 건조시켜 습기가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세균 번식을 막는 데 중요하다.
실내 환경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꽃가루를 줄이기 위해 환기 시간을 조절하고, 반려견이 자주 머무는 방석이나 담요는 자주 세탁하는 것이 좋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실내 미세먼지와 꽃가루 농도를 낮추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이 관리 역시 피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이 포함된 사료나 영양제는 피부 장벽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특정 성분이 모든 반려견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므로 급여 전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자극 샴푸로 목욕시키면 가려움 완화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긁거나 핥는 행동이 지속되면 이차 세균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피부가 짓무르거나 진물이 흐르는 경우, 또는 특정 부위의 탈모가 넓어지는 경우에는 자가 관리보다 동물병원 진료를 우선해야 한다. 증상을 방치하면 만성 피부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알레르기성 피부염은 완치보다는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증상이 반복되는 반려견이라면 평소 피부 상태를 기록해두고 어떤 환경에서 증상이 심해지는지 파악해두면 수의사 진료 시 도움이 된다.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조기 대응의 핵심이다.
가을철 산책 후에는 반려견의 발과 배, 귀 주변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가려움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피부에 상처, 진물, 냄새가 동반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동물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