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건강을 확인할 때 혈압이나 혈당 같은 검사 수치만큼 중요한 것이 몸을 실제로 얼마나 잘 움직일 수 있느냐다. 최근 한 발로 균형을 유지하거나 의자에서 일어나 짧은 거리를 걷는 간단한 신체기능 검사 결과가 고령자의 장기적인 건강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JAMA Network Open에 8월 10일 발표된 연구에는 대만에서 생활하는 65세 이상 성인 1만3423명이 포함됐다. 평균 연령은 72.9세였으며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체력검사 결과를 건강보험 및 사망자료와 연결해 약 7년 동안 추적했다. 연구 기간 중 1631명이 사망했다.
검사는 단순히 얼마나 오래 운동할 수 있는지만 평가하지 않았다. 한 발로 서서 균형을 유지하는 검사와 의자에서 일어나 약 2.4m를 걸어 반환점을 돈 뒤 다시 앉는 8피트 업앤고 검사, 30초 동안 의자에서 반복해 일어나는 검사, 2분간 제자리걸음 등이 포함됐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균형과 민첩성, 하체 근력, 심폐체력을 함께 살핀 것이다.
결과에서는 특히 균형과 민첩성 차이가 두드러졌다. 8피트 업앤고 검사 성적이 가장 좋은 상위 20%는 가장 낮은 20%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59% 낮은 연관성을 보였다. 한 발 서기 성적이 가장 좋은 그룹은 50%, 30초 의자 일어서기는 45%, 2분 제자리걸음은 42%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일곱 가지 검사를 종합한 전체 체력지수가 가장 높은 그룹의 사망 위험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61% 낮았다.
이 결과를 한 발로 오래 서면 수명이 늘어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연구는 운동 능력과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관찰한 연구이며 특정 운동이 직접 수명을 연장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 역시 체력은 한 차례만 평가했으며 이후 운동능력이 좋아지거나 나빠진 변화까지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균형과 하체 근력은 고령자의 독립적인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의자에서 혼자 일어나고 방향을 바꾸며 걷고 갑작스럽게 중심이 흔들렸을 때 자세를 회복하는 능력이 떨어지면 낙상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도 의자에서 일어난 뒤 걷고 다시 돌아와 앉는 동작이나 균형검사는 이동능력과 낙상 위험을 살펴보는 평가 방법으로 활용된다. 다만 집에서 특정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건강 상태나 수명을 스스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생활 속에서는 걷기만 반복하기보다 하체 근력과 균형 운동을 함께 구성하는 것이 좋다. 의자를 잡고 천천히 앉았다 일어나기, 벽이나 튼튼한 가구를 짚은 상태에서 한쪽 발을 잠시 들어보기, 평지 걷기 등을 자신의 체력에 맞게 시작할 수 있다. 균형이 불안정한 고령자는 넘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혼자 무리하게 한 발 서기 기록을 측정하거나 어려운 동작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연구가 보여주는 핵심은 운동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을 가르는 데 있지 않다. 평소보다 의자에서 일어나기가 힘들어지고 걷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거나 자주 휘청거리는 변화가 생긴다면 나이 탓으로만 넘기지 않고 근력과 균형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노년기의 건강관리는 체중이나 검사 수치뿐 아니라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함께 지키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